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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공식 — 한 판에 시드의 몇 %를 걸어야 하나

"한 번에 얼마를 걸까"에 대한 답은 대부분 감으로 정해집니다. 켈리 공식은 승률과 손익비를 알고 있을 때 장기적으로 자산이 가장 빨리 불어나는 베팅 비율을 계산해 줍니다. 다만 이 공식이 실전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정답을 알려주기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 값보다 훨씬 크게 걸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공식은 한 줄이다

켈리 공식은 이길 확률과 손익비 두 가지만 있으면 계산됩니다.

f = (b × p − q) ÷ b

f = 한 판에 걸 비율 (시드 대비)
p = 이길 확률 (승률)
q = 질 확률 = 1 − p
b = 손익비 (이겼을 때 버는 금액 ÷ 졌을 때 잃는 금액)

계산 예시
승률 55% · 손익비 1.5
f = (1.5 × 0.55 − 0.45) ÷ 1.5
  = (0.825 − 0.45) ÷ 1.5
  = 0.375 ÷ 1.5 = 0.25 → 25%

여기서 25%는 "시드의 25%로 포지션을 잡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한 판에서 잃을 각오를 한 금액이 시드의 25%라는 뜻입니다. 이 둘을 헷갈리면 실제 노출이 몇 배로 커집니다. 승률과 손익비의 정의는 승률손익비에 각각 정리돼 있습니다.

공식이 0이나 음수를 내놓을 때

켈리 공식의 첫 번째 쓸모는 "얼마를 걸까"가 아니라 "걸 이유가 있는가"를 판정하는 것입니다.

승률 50% · 손익비 1.0
f = (1.0 × 0.5 − 0.5) ÷ 1.0 = 0
→ 걸어야 할 이유가 없다

승률 45% · 손익비 2.0
f = (2.0 × 0.45 − 0.55) ÷ 2.0
  = (0.9 − 0.55) ÷ 2.0 = 0.175 → 17.5%
→ 승률이 절반 아래여도 손익비가 크면 (+)

승률 60% · 손익비 0.5
f = (0.5 × 0.6 − 0.4) ÷ 0.5
  = (0.3 − 0.4) ÷ 0.5 = −0.2
→ 음수 = 걸수록 줄어드는 구조

세 번째 경우가 흔한 함정입니다. 승률 60%는 기분이 좋지만, 이길 때 조금 벌고 질 때 두 배로 잃으면 결과는 마이너스입니다. 이 계산은 기대값과 R배수가 음수라는 말과 같은 뜻이고, 총이익과 총손실의 비율로 같은 것을 보는 방식은 손익비(프로핏 팩터)에 있습니다.

수수료를 넣으면 결과가 뒤집힌다

위 계산은 비용이 0이라는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왕복 수수료가 이익에서 빠지고 손실에는 더해지므로, 손익비 b가 양쪽에서 깎입니다.

익절 1.0% · 손절 1.0% · 승률 52%

수수료 0으로 볼 때
b = 1.0 ÷ 1.0 = 1.0
f = (1.0 × 0.52 − 0.48) ÷ 1.0 = +0.04 → 4%

왕복 수수료 0.10% 반영
실제 이익 = 1.0% − 0.10% = 0.90%
실제 손실 = 1.0% + 0.10% = 1.10%
b = 0.90 ÷ 1.10 = 0.818
f = (0.818 × 0.52 − 0.48) ÷ 0.818
  = (0.425 − 0.48) ÷ 0.818 = −0.067

→ 4%에서 음수로 뒤집혔다

익절·손절 폭이 좁을수록 이 뒤집힘이 쉽게 일어납니다. 수수료가 0.10%인데 목표가 1%면 비용이 목표의 10%를 먹기 때문입니다. 한 번 사고팔 때 실제로 나가는 돈의 구조는 왕복 거래비용에, 횟수가 늘수록 비용이 누적되는 계산은 매매 빈도와 수수료 드래그에 정리돼 있습니다.

계산대로 걸면 계좌가 반토막 난다

켈리 값은 장기 성장률을 최대로 만드는 비율이지, 편하게 버틸 수 있는 비율이 아닙니다. 이 값을 그대로 쓰는 것을 풀켈리(full Kelly)라고 부르는데, 도중에 겪는 낙폭이 대단히 큽니다.

이론상 낙폭 확률 (근사)

풀켈리 → 계좌가 절반까지 빠지는 일을
  언젠가 겪을 확률 약 50%

하프켈리(f의 1/2) → 같은 사건 확률 약 12%

쿼터켈리(f의 1/4) → 약 2% 미만

성장률은 얼마나 손해보나
하프켈리 = 최대 성장률의 75%
쿼터켈리 = 최대 성장률의 약 44%

하프켈리가 널리 쓰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성장률은 4분의 3을 유지하면서 계좌가 반토막 날 확률은 50%에서 12%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낙폭이 회복에 요구하는 수익률은 최대낙폭(MDD)에 있고, 계좌가 0에 수렴할 위험 자체를 다루는 계산은 파산 확률 쪽입니다.

그리고 켈리 값보다 걸면 어떻게 되는지가 이 공식의 진짜 교훈입니다. 이론적으로 켈리 값의 두 배를 걸면 장기 성장률이 0 근처로 떨어지고, 그 이상은 승률이 좋아도 계좌가 줄어듭니다. 과베팅은 성적이 조금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부호가 바뀌는 문제입니다.

승률을 5%p만 잘못 봐도 과베팅이 된다

공식에 넣는 승률과 손익비는 과거 기록에서 추정한 값입니다. 그 추정이 조금만 후하면 결과는 크게 흔들립니다.

손익비 1.5 고정, 승률 추정만 달라질 때

승률 55% 로 봤다 → f = 25.0%
실제 승률 50% 였다 → 적정 f = 16.7%
  → 걸고 있던 25%는 적정치의 1.5배

실제 승률 45% 였다 → 적정 f = 8.3%
  → 걸고 있던 25%는 적정치의 3배

→ 승률 10%p 오차가 3배 과베팅이 된다

승률 55%와 45%는 30전 정도의 표본에서는 흔히 뒤바뀝니다. 몇 건이 쌓여야 승률 숫자를 믿을 수 있는지는 거래 표본 크기에 구간별로 나와 있고, 연승·연패가 실력과 무관하게도 길게 나오는 이유는 연패 확률에 있습니다. 켈리를 절반이나 4분의 1로 줄여 쓰는 것은 겁이 많아서가 아니라 추정 오차에 대한 여유분입니다.

실제 주문 크기로 바꾸는 방법

f는 "잃을 금액의 비율"이므로, 손절 폭을 알아야 주문 크기가 나옵니다.

시드 $5,000 · 승률 55% · 손익비 1.5

풀켈리 f = 25% → 한 판 위험액 $1,250
쿼터켈리 f = 6.25% → 한 판 위험액 $312

손절을 진입가에서 3% 아래에 둔다면
주문 규모 = $312 ÷ 0.03 = $10,400
시드 대비 노출 = 10,400 ÷ 5,000 ≈ 2.1배

손절을 1.5%로 좁히면
주문 규모 = $312 ÷ 0.015 = $20,800
노출 4.2배 — 위험액은 같지만 노출은 두 배

같은 위험액이라도 손절이 좁으면 주문이 커지고, 그만큼 수수료와 슬리피지가 늘어납니다. 위험액을 먼저 정하고 거기서 주문 크기를 역산하는 절차 자체는 포지션 사이징에 단계별로 있습니다.

쓸 때의 전제와 한계

켈리 공식은 조건이 붙은 계산입니다. 아래를 지키지 않으면 숫자가 나와도 의미가 없습니다.

① 승률·손익비가 안정적일 것
시장 상황에 따라 매번 바뀌면 입력값이 없다

② 판이 서로 독립적일 것
여러 포지션이 같이 움직이면 실제 위험은 합산된다

③ 표본이 충분할 것
최소 수십 건, 되도록 100건 이상의 기록

④ 실제로는 절반 이하로 쓴다
하프켈리 또는 쿼터켈리

⑤ 상한을 따로 둔다
공식이 30%를 내놔도 한 판 위험은 시드의 몇 % 안으로

②번은 코인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알트코인 다섯 종목에 나눠 담아도 대부분 BTC와 같이 움직이므로, 다섯 판이 아니라 사실상 한 판입니다. 이 경우 각각에 켈리를 적용하면 합계가 실제 위험을 훨씬 넘어섭니다.

⑤번의 상한은 공식과 별개로 두는 안전장치입니다. 계산 결과가 25%로 나와도, 한 판에 시드의 25%를 잃을 각오를 매번 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계좌 곡선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눈으로 확인하려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같은 승률·손익비를 반복 재생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 여러 판을 이어붙일 때 곱으로 쌓이는 구조는 복리 계산과 같습니다.

정리

f = (b × p − q) ÷ b — 승률과 손익비만 있으면 계산된다
f는 주문 크기가 아니라 한 판에 잃을 금액의 비율이다
승률 55% · 손익비 1.5 → f = 25%
f가 0이나 음수면 걸 이유가 없는 구조다
수수료를 넣으면 +4%가 −6.7%로 뒤집히기도 한다
풀켈리는 계좌 반토막을 겪을 확률이 약 50%
하프켈리 = 성장률 75% 유지 · 반토막 확률 12%
켈리의 두 배를 걸면 성장률이 0 근처로 내려간다
승률 추정 10%p 오차가 3배 과베팅이 된다
실전에서는 쿼터켈리 + 별도 상한으로 쓴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켈리 공식의 값은 목표가 아니라 넘지 말아야 할 선입니다. 계산해 보고 지금 걸고 있는 비율이 그 선을 넘어 있다면, 승률을 올리는 것보다 크기를 줄이는 쪽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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