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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표본 크기 — 몇 판을 해봐야 내 승률이 진짜인지 알 수 있나

20거래에서 12승 8패, 승률 60%. 전략이 통한다고 판단할 만한 숫자로 보입니다. 하지만 같은 결과는 승률 40%짜리 전략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옵니다. 몇 건을 모아야 판단할 수 있는지는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나오는 값입니다.

승률에는 오차 범위가 붙는다

동전을 20번 던져 앞면이 12번 나왔다고 그 동전이 앞면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거래도 같습니다. 20거래 승률 60%는 하나의 표본이고, 표본에는 오차가 붙습니다.

이 오차의 크기를 재는 값이 표준오차입니다. 승률 p, 거래 수 n일 때 표준오차 = √(p × (1−p) ÷ n) 입니다. 실제 승률이 들어 있을 법한 구간(95% 기준)은 대략 측정 승률 ± 2 × 표준오차로 봅니다.

측정 승률 60% 일 때 거래 수별 오차 범위

n = 20 → 표준오차 = √(0.6×0.4÷20) = 11.0%p
  → 실제 승률 구간 약 38% ~ 82%

n = 100 → 표준오차 = √(0.24÷100) = 4.9%p
  → 약 50% ~ 70%

n = 400 → 표준오차 = √(0.24÷400) = 2.4%p
  → 약 55% ~ 65%

20거래에서는 구간 하단이 38%입니다. 실제로는 지는 전략인데 12승 8패가 나왔을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100거래에서야 하단이 겨우 손익분기 근처로 올라옵니다.

주목할 부분은 오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거래 수가 4배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20 → 100은 5배인데 오차는 11.0%p에서 4.9%p로 절반쯤 줄었을 뿐입니다. 표본을 조금 더 모으는 것으로는 확신이 거의 늘지 않습니다.

수수료가 손익분기 승률을 끌어올린다

승률만 보면 50%가 기준선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기준선은 손익비와 수수료가 함께 정합니다. 손익비 1:1이어도 수수료 때문에 기준선은 50%보다 위로 올라갑니다.

가정 — 증거금 100달러, 레버리지 10배(명목 1,000달러)
익절·손절 폭 동일, 각각 증거금 대비 ±10달러
왕복 수수료 0.1% → 1,000 × 0.1% = 1달러

기대값 = p × 10 − (1−p) × 10 − 1 = 20p − 11
0이 되는 지점 → p = 0.55

즉 이 조건의 손익분기 승률은 50%가 아니라 55%
승률 53%로 300거래 → 기대 손익 = 300 × (20×0.53 − 11) = −120달러

승률 53%는 "이기고 있다"처럼 보이지만 이 조건에서는 손실 구간입니다. 판단 기준을 50%에 두면 지는 전략을 계속 붙잡게 됩니다. 자기 조건의 손익분기점을 먼저 구해야 하고, 계산 방법은 승률과 손익비의 관계기대값·R배수 쪽이 자세합니다.

엣지가 작을수록 표본은 급격히 커진다

필요한 거래 수는 "확인하려는 차이"가 정합니다. 차이가 오차 범위보다 커야 구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략 2 × 표준오차 < 확인하려는 차이가 되는 n을 구하면 됩니다.

손익분기 승률 대비 얼마나 앞서는지 확인하려면
(계산 편의상 p(1−p) ≈ 0.25로 둠)

차이 5%p (예: 50% 기준 대비 55%)
  표준오차 2.5%p 필요 → n = 0.25 ÷ 0.025² = 약 400거래

차이 3%p (예: 55% 기준 대비 58%)
  표준오차 1.5%p 필요 → n = 0.25 ÷ 0.015² = 약 1,100거래

차이 2%p
  표준오차 1%p 필요 → n = 0.25 ÷ 0.01² = 약 2,500거래

여기서 나오는 결론이 실전에서 가장 쓸모 있습니다. 엣지가 작은 전략은 개인이 실거래로 검증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하루 3거래를 한다면 400거래는 넉 달, 2,500거래는 2년이 넘습니다. 그동안 시장 상황도 바뀝니다.

그래서 표본을 빨리 모으려면 거래 빈도를 늘리는 게 아니라 엣지가 큰 자리만 골라 검증 대상 자체를 줄이는 방향이 맞습니다. 빈도를 늘리면 수수료가 같이 늘어서 손익분기 승률도 같이 올라갑니다.

표본을 망치는 3가지 습관

① 잘 나온 구간만 잘라서 본다. "최근 30거래는 승률 70%"는 결과를 보고 자른 구간이라 통계가 아닙니다. 어떤 무작위 곡선에서도 잘 나온 30거래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구간은 결과를 보기 전에 정해야 합니다.

② 여러 변형을 동시에 돌려놓고 이긴 것만 채택한다. 손절 폭, 지표 기간, 시간대 같은 조건을 바꿔 20가지를 시험하면 전부 무의미한 전략이어도 그중 하나쯤은 우연히 좋아 보입니다.

변형 20개를 각각 5% 기준으로 판정할 때

전부 엣지가 0이어도 하나 이상이 통과할 확률
= 1 − 0.95²⁰ = 1 − 0.358 = 약 64%

절반 이상의 경우 "찾았다"가 나온다.
변형이 많을수록 통과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

이 함정은 백테스트에서 특히 자주 발생합니다. 조건을 계속 바꿔가며 곡선이 예뻐질 때까지 돌리는 작업은 사실상 과거 데이터를 외우는 것에 가깝습니다.

③ 거래 수만 세고 순서를 보지 않는다. 같은 승률·같은 손익비라도 지는 거래가 몰려 나오는 순서에서는 계좌가 먼저 무너집니다. 순서를 섞어 최악을 확인하는 방법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이고, 연패 자체가 정상 범위라는 계산은 연패 확률 쪽에 있습니다.

표본이 모자랄 때 할 수 있는 것

거래 수가 적다고 아무 판단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판단의 대상을 바꿔야 합니다.

승률 대신 실행을 본다. 정한 자리에서 진입했는지, 손절을 옮기지 않았는지, 크기를 규칙대로 잡았는지는 20거래로도 충분히 보입니다. 이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 표본이 적어도 왜곡이 덜합니다. 매매일지가 이 용도로 쓰입니다.

손실 쪽 분포를 본다. 최대 손실 한 건, 손절 폭을 넘긴 거래의 개수, 연속 손실 구간의 깊이는 소표본에서도 위험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계획보다 큰 손실이 한 건이라도 있으면 그건 표본 문제가 아니라 규칙 위반입니다.

판정 기준을 미리 적어둔다. "300거래 시점에 수수료 포함 순손익이 플러스면 유지, 아니면 폐기"처럼 숫자와 시점을 먼저 정해놓는 것만으로 ①번 함정이 막힙니다. 나중에 정하면 반드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하게 됩니다.

실전 점검 4가지

① 내 조건의 손익분기 승률을 계산해 둔다. 50%가 아니라 수수료·손익비를 넣은 값이 기준선입니다.

② 표본 수를 먼저 정하고 시작한다. 확인하려는 차이가 5%p면 400거래, 3%p면 1,100거래 정도가 필요합니다.

③ 중간에 조건을 바꾸면 표본은 0부터 다시 센다. 손절 폭 하나만 바꿔도 다른 전략입니다. 이전 거래를 합산하면 안 됩니다.

④ 좋은 결과일수록 표본 수를 먼저 확인한다. 나쁜 결과는 대개 그냥 받아들이는데, 좋은 결과는 검증 없이 믿게 됩니다. 순서가 반대여야 합니다.

핵심 요약 3줄

① 승률에는 오차가 붙는다. 20거래 승률 60%의 실제 구간은 38~82%로, 지는 전략과 구분되지 않는다.
수수료를 넣으면 손익분기 승률은 50%보다 위로 올라간다. 기준선을 잘못 잡으면 지는 전략을 이기는 것으로 읽는다.
③ 확인하려는 차이가 작을수록 필요한 거래 수는 제곱으로 늘어난다. 5%p 차이에 약 400거래, 2%p 차이에 약 2,500거래.

주의

본문의 승률·수수료율·레버리지·손익 폭은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전략의 실측 성과가 아닙니다. 표준오차 공식은 거래 결과가 서로 독립이고 승률이 일정하다는 전제 위에서 성립하며, 실제 거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승률 자체가 변하므로 계산된 표본 수는 하한선에 가깝습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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