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 지수(Ulcer Index) — 낙폭의 깊이와 길이를 함께 재는 위험 지표
최대낙폭 20%를 한 달 만에 회복한 전략과, 같은 20%를 아홉 달 동안 끌고 간 전략은 숫자로는 똑같이 "MDD 20%"입니다. 하지만 계좌를 들고 기다린 사람의 경험은 전혀 다릅니다. 궤양 지수는 그 차이 — 낙폭의 깊이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물려 있었는지 — 를 하나의 숫자로 만든 지표입니다.
궤양 지수란
궤양 지수(Ulcer Index, UI)는 자본 곡선이 고점 아래에 머물러 있던 정도를 제곱평균제곱근(RMS)으로 요약한 값입니다. 1987년 피터 마틴(Peter Martin)과 바이런 맥캔(Byron McCann)이 펀드를 비교하려고 만들었고, 이름은 말 그대로 "속이 얼마나 쓰렸나"에서 왔습니다.
계산은 세 단계뿐입니다.
① 매 시점의 낙폭(%) 계산 — 그 시점까지의 최고가 대비 몇 % 아래인지
② 각 낙폭을 제곱
③ 제곱값의 평균을 낸 뒤 제곱근
식으로 쓰면 UI = √( Σ(낙폭%)² ÷ N ) 입니다. 낙폭이 0인 구간(신고점 갱신 중)도 N에 포함해서 나눕니다. 고점을 계속 새로 쓰는 전략은 0이 많이 들어가 UI가 낮아지고, 오래 물려 있으면 0이 아닌 값이 계속 쌓여 UI가 커집니다.
제곱을 쓰는 이유는 깊은 낙폭에 더 큰 벌점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20%는 -10%보다 두 배 나쁜 게 아니라 네 배 나쁘게 계산됩니다. 실제 투자자가 느끼는 고통이 낙폭에 비례하지 않고 가속한다는 관찰을 반영한 설계입니다.
계산 예시 — 5개 시점
1월 10,000달러 · 그때까지 최고 10,000 → 낙폭 0%
2월 11,000달러 · 최고 11,000 → 낙폭 0%
3월 10,450달러 · 최고 11,000 → (10,450−11,000)÷11,000 = −5.0%
4월 10,120달러 · 최고 11,000 → (10,120−11,000)÷11,000 = −8.0%
5월 11,200달러 · 신고점 → 낙폭 0%
제곱합 = 0 + 0 + 25 + 64 + 0 = 89
평균 = 89 ÷ 5 = 17.8
UI = √17.8 = 4.22
참고 : 같은 기간 MDD = 8.0%
여기서 최고점은 그 시점까지의 최고점(러닝 맥스)입니다. 5월에 11,200을 찍었다고 해서 3월 낙폭을 11,200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지 않습니다. MDD 계산법과 동일한 규칙이고, 이걸 틀리면 지표 전체가 틀어집니다.
같은 MDD인데 값이 2배 벌어지는 경우
궤양 지수의 존재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아래 두 전략은 최대낙폭이 똑같이 20%입니다.
0, 0, 0, −20, 0, 0, 0, 0, 0, 0, 0, 0
제곱합 = 400 → 평균 33.3 → UI = 5.77
전략 B — 질질 끄는 회복
0, 0, 0, −20, −18, −16, −14, −12, −10, −6, −3, 0
제곱합 = 1,465 → 평균 122.1 → UI = 11.05
MDD는 둘 다 20%. UI는 B가 1.9배
A는 한 달 만에 고점을 되찾았고, B는 아홉 달 동안 계좌가 마이너스인 화면을 보게 만들었습니다. MDD 하나만 보면 이 둘이 구분되지 않고, 칼마 지수도 분모가 MDD라 마찬가지로 같은 값이 나옵니다. 궤양 지수는 이 구간을 갈라놓는 거의 유일한 표준 지표입니다.
실전에서 전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대개 깊이가 아니라 길이입니다. 낙폭 구간의 심리에서 다룬 대로, 사람은 한 번의 급락보다 회복되지 않는 몇 달을 훨씬 못 견딥니다.
UPI(마틴 비율) — 수익까지 붙여 보기
궤양 지수 자체는 위험만 재는 숫자라 낮을수록 좋습니다. 수익과 묶으려면 UPI(Ulcer Performance Index, 마틴 비율)를 씁니다.
UPI = (연복리수익률 − 무위험수익률) ÷ 궤양 지수
두 전략 모두 CAGR 26% · 무위험수익률 4% 가정
초과수익 = 26 − 4 = 22%p
전략 A : UI 5.77 → UPI = 22 ÷ 5.77 = 3.81
전략 B : UI 11.05 → UPI = 22 ÷ 11.05 = 1.99
같은 수익·같은 MDD인데 UPI는 거의 2배 차이
샤프 지수는 위아래 변동성을 모두 위험으로 보고, 소르티노 지수는 하락 변동성만 봅니다. 둘 다 "흔들림"을 재는 지표라 낙폭이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조금씩 아홉 달 흘러내린 곡선은 변동성이 오히려 낮게 잡혀 샤프가 괜찮게 나오기도 합니다. UPI는 그 구간에 정직하게 벌점을 매깁니다.
정리하면 위험의 정의가 이렇게 갈립니다. 샤프=총 변동성, 소르티노=하락 변동성, 칼마=최악의 낙폭 한 번, 궤양=낙폭의 깊이×길이 전체. 네 지표는 대체재가 아니라 서로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관계이고, 여기에 프로핏 팩터까지 같이 보면 그림이 거의 채워집니다.
실무에서 쓰는 방법
주기를 고정한다. 일간 자본 곡선으로 계산한 UI와 월간으로 계산한 UI는 다른 숫자입니다. 일간은 잔 흔들림까지 잡혀 값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 논문의 관례는 월간이지만, 무엇을 쓰든 비교 대상끼리 같은 주기·같은 기간이어야 합니다. 섞으면 서로 다른 자로 잰 숫자가 됩니다.
가격이 아니라 자본 곡선에 적용한다. 궤양 지수는 원래 개별 종목 차트에도 쓸 수 있지만, 전략 평가 목적이라면 수수료·슬리피지·펀딩비를 반영한 계좌 잔고 곡선에 걸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비용을 빼지 않은 곡선은 낙폭이 실제보다 얕게 그려집니다.
기간이 짧으면 믿지 않는다. 3개월 돌린 봇은 큰 낙폭을 만날 기회 자체가 적어 UI가 작게 나옵니다. 최소 12개월, 가능하면 36개월 표본을 씁니다. 백테스트 UI가 좋아 보인다면 과최적화로 낙폭이 인위적으로 깎였을 가능성부터 확인하고, 워크포워드 검증을 통과한 구간의 값만 인용합니다.
기준선은 상대적으로 잡는다. UI는 절대 기준이 없는 지표입니다. "UI 5 이하면 좋다" 같은 고정 임계값은 자산군·주기·레버리지에 따라 무너집니다. 같은 조건에서 만든 후보들끼리 순위를 매기는 용도로 쓰는 편이 안전하고, 절대 수준을 알고 싶다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거래 순서를 섞어 UI 분포를 뽑아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배율을 올리면 UI도 같이 커진다. 노출을 2배로 늘리면 낙폭도 대략 2배가 되고 UI도 거의 2배가 됩니다. UPI는 분자·분모가 함께 커져 비율이 유지되므로, UPI가 낮은 전략을 레버리지로 좋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배율은 포지션 사이징의 문제이지 지표 개선 수단이 아닙니다.
한계
과거 요약일 뿐이다. UI는 이미 지나간 자본 곡선을 압축한 숫자이고, 앞으로 겪을 낙폭의 상한이 아닙니다. 실전 낙폭이 백테스트 낙폭보다 크게 나오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입니다.
0이 많으면 낮아진다. 거래를 거의 안 한 기간이 길면 낙폭 0이 대량으로 들어가 UI가 인위적으로 낮게 나옵니다. 거래 빈도가 크게 다른 전략끼리 UI를 나란히 놓을 때는 이 왜곡을 감안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다. 샤프처럼 널리 쓰이지 않아 "UI 8.4"라는 숫자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대개 MDD·회복기간과 함께 표기합니다. 단독으로 쓰기보다 MDD가 놓치는 축을 메우는 보조 지표로 두는 편이 맞습니다.
핵심 요약 3줄
① 궤양 지수 = 매 시점 낙폭을 제곱해 평균 내고 제곱근 — 낙폭의 깊이와 길이를 한 숫자로 합친 위험 지표다.
② 같은 MDD 20%라도 한 달 만에 회복한 전략과 아홉 달 끌고 간 전략의 UI는 2배 가까이 벌어진다 — MDD·칼마가 못 보는 축이다.
③ UPI = 초과수익 ÷ UI 로 수익까지 묶어 비교하되, 같은 주기·같은 기간·비용 반영 곡선에서만 나란히 놓는다.
주의
본문의 자본·수익률·낙폭 수치는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전략의 실측치나 예측이 아닙니다. 성과 지표는 모두 과거 데이터의 요약이고 미래 수익이나 낙폭 상한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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