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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 지정가 주문 — 호가를 따라가는 지정가가 이득인 조건과 손해인 조건

시장가로 들어가면 바로 체결되지만 테이커 수수료를 내고, 지정가로 걸어 두면 수수료는 싸지만 가격이 도망가면 체결되지 않습니다. 체이스 지정가 주문(chase limit order, 추격 지정가)은 그 중간을 노립니다. 지정가를 최우선 호가에 걸어 두고, 가격이 움직이면 주문을 취소한 뒤 새 최우선 호가로 다시 거는 일을 체결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수수료는 메이커로 내면서 체결은 거의 시장가처럼 받으려는 방식입니다. 다만 언제나 이득은 아닙니다. 이 글은 체이스 주문의 동작 구조, 설정해야 할 값, 그리고 시장가보다 오히려 비싸지는 조건을 계산으로 정리합니다. 본문 수치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입니다.

1. 동작 구조

체이스 주문은 별도의 주문 종류라기보다 지정가 주문을 반복해서 고쳐 거는 규칙입니다. 매수 기준으로 보면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시 — BTC 매수, 호가 단위 0.1달러
· 시작: 최우선 매수호가 60,000.0 / 최우선 매도호가 60,000.1
· 60,000.0에 포스트 온리 지정가 매수 주문
· 가격 상승: 최우선 매수호가가 60,003.0으로 이동
· 기존 주문 취소 → 60,003.0에 다시 주문
· 가격 상승: 60,008.5로 이동 → 다시 취소 후 60,008.5에 주문
· 누군가 60,008.5에 시장가 매도 → 메이커로 체결

핵심은 항상 호가창 맨 앞, 즉 내 주문이 가장 먼저 체결될 자리에 서 있으려는 것입니다. 거래소나 트레이딩 도구에 따라 체이스 주문을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기도 하고, API로 직접 구현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원리는 같습니다.

주문에는 보통 포스트 온리(post-only) 옵션을 붙입니다. 가격이 빠르게 움직여 내 지정가가 즉시 체결될 위치가 되면, 포스트 온리 주문은 테이커로 체결되는 대신 거부됩니다. 이 옵션이 없으면 "메이커로 체결하려고 따라갔는데 결국 테이커 수수료를 낸" 상황이 생깁니다.

2. 아끼는 돈은 얼마인가

체이스 주문의 목적은 대부분 수수료 차이입니다. 메이커와 테이커 수수료 차이를 노셔널 기준으로 계산해 봅니다.

예시 — 노셔널 10,000달러, 메이커 0.02% / 테이커 0.05% 가정
· 테이커 수수료 = 10,000 × 0.05% = 5.00달러
· 메이커 수수료 = 10,000 × 0.02% = 2.00달러
· 한쪽 체결당 절감 = 3.00달러

· 진입·청산 모두 테이커: 10.00달러
· 진입·청산 모두 메이커: 4.00달러
· 왕복 절감 = 6.00달러 (노셔널의 0.06%)

0.06%는 작아 보이지만 거래 횟수가 많으면 커집니다. 하루 10번 왕복하면 하루 60달러, 한 달 30일이면 1,800달러 차이입니다. 왕복 비용이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왕복 거래 비용 글에서 다뤘습니다.

3. 숨은 비용 — 따라가는 동안 밀린 가격

체이스 주문은 수수료를 아끼는 대신 다른 비용을 냅니다. 처음 주문을 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되는 만큼이 그 비용입니다. 위 예시에서 처음 60,000.0에 걸었다가 60,008.5에 체결됐다면 8.5달러, 약 0.014%를 더 주고 산 셈입니다.

공정하게 비교하려면 "처음 시장가로 샀다면 얼마였나"와 비교해야 합니다. 시작 시점 시장가 매수는 60,000.1에 체결됐을 것입니다.

예시 — 1 BTC 기준 비교
· 시장가: 체결가 60,000.1 + 테이커 수수료 60,000.1 × 0.05% = 30.00
→ 총 비용 기준선 대비 0.1 + 30.00 = 30.10달러
· 체이스: 체결가 60,008.5 + 메이커 수수료 60,008.5 × 0.02% = 12.00
→ 기준선(60,000.0) 대비 8.5 + 12.00 = 20.50달러
· 이번 거래에서 체이스가 9.60달러 유리

가격이 따라간 거리가 수수료 차이(여기서는 약 18달러)보다 작으면 체이스가 이기고, 크면 집니다. 그래서 체이스 주문에는 반드시 추격 상한이 필요합니다.

4. 반드시 정해야 할 설정 네 가지

① 추격 상한(최대 거리). 시작 가격에서 얼마까지 따라갈지 정합니다. 예를 들어 0.03%로 정하면 BTC 60,000달러 기준 18달러, 60,018달러 위로는 더 따라가지 않습니다. 수수료 차이 0.03%와 같은 값으로 두면 "따라간 비용이 절감액을 넘기 전에 멈춘다"는 뜻이 됩니다.

② 시간 제한. 30초, 60초처럼 최대 시간을 둡니다.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데 아무도 내 호가를 치지 않으면 무한정 기다리게 됩니다.

③ 실패 시 처리. 상한이나 시간에 걸리면 시장가로 전환할지, 주문을 포기할지 정합니다. 진입은 포기해도 되는 경우가 많지만, 청산이나 손절은 포기하면 안 됩니다.

④ 재주문 간격. 호가가 바뀔 때마다 즉시 고칠지, 0.5초·1초마다 고칠지 정합니다. 너무 자주 고치면 거래소 주문 속도 제한에 걸리고, 주문을 고칠 때마다 대기열 맨 뒤로 다시 서게 됩니다. 이 부분은 주문 대기열 우선순위에서 설명했습니다.

5. 미체결이 섞이면 — 기대비용 계산

체이스 주문의 성적은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 여러 번의 평균으로 봐야 합니다. 대부분은 조금 따라가서 메이커로 체결되지만, 일부는 가격이 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 상한에 걸리고 결국 더 나쁜 가격에 시장가로 들어갑니다.

예시 — 기대비용(시작 호가 대비, 수수료 포함)
· 시장가 바로 진입: 테이커 0.05% + 스프레드 거의 0 = 0.050%

· 체이스 성공(80%): 평균 추격 0.02% + 메이커 0.02% = 0.040%
· 체이스 실패(20%): 상한 0.05%까지 밀린 뒤 시장가 → 0.05% + 테이커 0.05% = 0.100%
· 기대비용 = 0.8 × 0.040% + 0.2 × 0.100%
= 0.032% + 0.020% = 0.052%

성공률 80%인데도 기대비용 0.052%로 시장가 0.050%보다 비쌉니다. 실패한 20%가 이미 상한까지 밀린 뒤 테이커 수수료까지 내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실패율이 10%로 줄면 0.9 × 0.040% + 0.1 × 0.100% = 0.046%로 체이스가 앞섭니다. 손익분기 실패율은 0.040% + f × 0.060% = 0.050%에서 f ≈ 16.7%입니다.

실패는 무작위로 생기지 않습니다. 매수 체이스가 실패하는 때는 대부분 가격이 강하게 오를 때, 즉 진입 방향이 맞았던 때입니다. 반대로 바로 체결되는 때는 가격이 내 쪽으로 내려오는 때가 많습니다. 이 현상은 체결률과 역선택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기록을 볼 때 "체결된 거래의 비용"만 보면 체이스가 실제보다 좋아 보입니다.

6. 부분 체결 처리

체이스 도중 주문의 일부만 체결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남은 수량만 다음 호가로 다시 걸고, 평단은 체결된 수량으로 가중 평균합니다.

예시 — 1 BTC 매수 주문
· 60,000.0에서 0.4 BTC 체결
· 남은 0.6 BTC를 60,010.0으로 다시 걸어 체결
· 평균 체결가 = (0.4 × 60,000.0 + 0.6 × 60,010.0) ÷ 1.0
= (24,000 + 36,006) ÷ 1.0 = 60,006.0

남은 수량을 다시 걸 때 원래 수량 전체로 다시 주문하면 과잉 매수가 됩니다. 직접 구현할 때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입니다. 체결이 끝나지 않은 주문을 어떻게 볼지는 미체결 주문 글을 참고하면 됩니다.

7. 효과가 큰 경우와 작은 경우

스프레드가 넓을수록 효과가 큽니다. BTC처럼 스프레드가 호가 한 칸(0.0002% 수준)인 종목은 시장가도 스프레드 비용이 거의 없어서 절감액이 수수료 차이에 그칩니다. 스프레드가 0.2%인 알트코인은 다릅니다.

예시 — 매수호가 1.000 / 매도호가 1.002 (스프레드 0.2%)
· 시장가 매수: 중간가 1.001 대비 0.1% 비쌈 + 테이커 0.05% = 0.15%
· 매수호가 1.000 바로 위 1.001에 지정가: 중간가와 같은 가격 + 메이커 0.02% = 0.02%
· 체결되면 절감 = 0.13% (BTC의 4배 이상)

스프레드가 넓을 때는 최우선 매수호가에 똑같이 거는 것보다 한 칸 안쪽에 걸어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방법도 씁니다. 스프레드 자체의 비용 구조는 스프레드 비용에 정리했습니다.

가격이 빠르게 달릴 때는 효과가 작거나 손해입니다. 돌파 직후, 큰 뉴스 직후처럼 한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실패율이 올라가 5번의 계산처럼 기대비용이 시장가를 넘기 쉽습니다.

손절에는 쓰지 않습니다. 손절은 체결이 최우선입니다. 수수료 0.03%를 아끼려고 따라가다가 가격이 계속 밀리면 절감액의 몇 배를 잃습니다. 체이스는 급하지 않은 진입, 분할 익절, 리밸런싱처럼 "조금 늦어도 되는" 주문에 맞습니다. 큰 주문을 여러 번 나눠 시간에 걸쳐 체결하려면 TWAP 주문이나 아이스버그 주문과 함께 쓰기도 합니다.

8. 내 체이스 성적 기록하기

체이스가 실제로 이득인지는 자기 거래 기록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주문마다 다음 값을 남깁니다.

기록 항목
· 시작 시점 최우선 매수·매도호가 (시장가였다면 체결됐을 가격)
· 최종 체결가와 체결 방식 (메이커 / 실패 후 시장가)
· 추격 거리 = 최종 체결가 − 시작 호가
· 걸린 시간과 재주문 횟수
· 실패 여부 (상한 도달 / 시간 초과)

· 평가 = 전체 주문(실패 포함)의 평균 비용 vs 시작 시점 시장가 비용

실패한 주문을 빼고 평균을 내면 안 됩니다. 실패율과 실패 시 비용까지 넣어야 5번의 기대비용 계산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정리

체이스 지정가 주문은 최우선 호가를 따라 지정가를 다시 걸어 메이커 수수료로 체결하려는 방식입니다. 메이커 0.02%·테이커 0.05%라면 노셔널 1만 달러당 한쪽 3달러, 왕복 6달러를 아낍니다. 대신 따라가는 동안 밀린 가격과, 상한에 걸려 결국 시장가로 들어가는 실패 비용을 냅니다. 예시 조건에서는 실패율이 약 16.7%를 넘으면 시장가보다 비싸집니다. 추격 상한·시간 제한·실패 시 처리·재주문 간격을 먼저 정하고, 스프레드가 넓고 급하지 않은 주문에 쓰며, 손절에는 쓰지 않습니다. 성적은 실패한 주문까지 포함해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주의

본문의 수수료율, 체결 확률, 추격 거리는 모두 계산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거래소나 특정 기간의 실제 측정값이 아닙니다. 실제 수수료와 주문 기능은 거래소와 계정 등급에 따라 다릅니다. 이 글은 교육 정보이며 특정 자산의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코인 투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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