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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계정 마진 모드 — 단일통화·다중통화·포트폴리오 마진 차이

거래소 설정에서 "계정 모드"를 고르라는 화면을 보고 그냥 기본값으로 넘어간 적이 있을 겁니다. 이 설정은 화면 구성 옵션이 아니라 증거금을 어디까지 공유할지를 정하는 스위치입니다. 같은 잔고, 같은 포지션이어도 모드에 따라 쓸 수 있는 증거금과 청산이 걸리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이름은 거래소마다 다르지만 구조는 세 단계로 정리됩니다.

계정 모드 = 증거금 공유 범위

선물 거래에서 증거금은 "이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잠가 두는 돈"입니다. 계정 모드는 그 돈을 어느 주머니에서 꺼내 쓸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주머니를 하나로 합칠수록 같은 잔고로 더 많은 포지션을 들 수 있지만, 하나가 잘못됐을 때 같이 끌려가는 범위도 넓어집니다.

세 단계 요약

① 단일통화 마진
코인별 지갑이 따로. USDT 포지션은 USDT로만 증거금.
→ 안전 범위 좁음 · 자본 효율 낮음

② 다중통화 마진
보유 자산 전체를 합산해 담보로. BTC·ETH도 증거금이 됨.
→ 자본 효율 중간 · 계좌 전체가 위험에 노출

③ 포트폴리오 마진
포지션끼리 위험을 상계해 필요 증거금 자체를 낮춤.
→ 자본 효율 높음 · 구조를 모르면 가장 위험

여기서 ①에서 ②로 넘어가는 것과 ②에서 ③으로 넘어가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②는 담보를 합치는 변화이고, ③은 필요 증거금을 계산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변화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③을 켜면 화면의 숫자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① 단일통화 마진 — 지갑이 코인별로 나뉜다

가장 단순한 구조입니다. USDT 마진 선물은 USDT 잔고로만, 코인 마진 선물은 그 코인으로만 증거금을 씁니다. USDT·코인 마진의 차이는 USDT 마진과 코인 마진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보유: USDT 500 + BTC 0.01 (평가액 $650) · 총 $1,150

단일통화 마진에서 USDT 선물에 쓸 수 있는 증거금 = $500
BTC 0.01 = 담보로 잡히지 않음 (그냥 보유 자산)

→ USDT 500을 다 쓰면 추가 진입 불가
→ BTC를 쓰려면 먼저 팔아 USDT로 바꿔야

불편해 보이지만 장점이 분명합니다. USDT 쪽에서 사고가 나도 BTC 현물은 건드려지지 않습니다. 포지션 하나가 잘못돼도 손실 범위가 그 지갑 안에서 끝납니다. 격리 마진과 비슷한 사고방식이고, 이 부분은 교차 마진과 격리 마진 글의 논리를 계정 단위로 확장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② 다중통화 마진 — 보유 자산 전부가 담보가 된다

여기서부터 "통합계정"이라고 부르는 구간입니다. 보유한 코인들의 평가액을 합산해 하나의 증거금 풀로 씁니다. 다만 코인 자체는 가격이 변하므로, 거래소는 담보 인정 비율(헤어컷)을 적용해 액면가보다 깎아서 인정합니다.

같은 보유 · 담보 인정 비율 가정 예시

USDT 500 × 100% = $500
BTC $650 × 90% = $585 (10% 헤어컷 가정)
→ 합산 증거금 $1,085

단일통화 모드 대비 +$585 만큼 진입 여력 증가

※ 인정 비율은 거래소·코인·금액 구간마다 다릅니다.
변동성이 큰 알트일수록 더 크게 깎이고, 아예 담보로 안 잡히는 코인도 있습니다.

편해진 만큼 위험도 성격이 바뀝니다. 이제 BTC 현물이 선물 포지션의 담보이기 때문에, BTC가 떨어지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선물 롱이 손실을 보고, 동시에 담보 평가액도 줄어듭니다. 증거금 비율이 두 방향에서 같이 나빠지는 구조입니다.

BTC가 20% 하락했다면 (다중통화 마진)

담보 쪽: BTC $650 → $520, 인정액 $585 → $468 (-$117)
포지션 쪽: BTC 롱 노셔널 $2,000 → 미실현 -$400

→ 증거금 여력 감소분 합계 -$517
→ 손실은 한 번인데 증거금은 두 번 줄어든 셈

그래서 다중통화 마진에서는 "내 담보가 무엇으로 되어 있나"가 리스크 관리의 일부가 됩니다. 담보 대부분이 BTC인데 포지션도 BTC 롱이면, 사실상 같은 방향에 두 번 베팅한 상태입니다. 실제 여력이 얼마인지는 가용 증거금과 잔고의 차이를 보면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③ 포트폴리오 마진 — 위험을 상계해 증거금을 줄인다

세 번째 단계는 담보를 합치는 걸 넘어, 포지션 전체를 하나의 묶음으로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 손실을 추정해 그만큼만 증거금으로 요구합니다. 서로 반대 방향이라 상쇄되는 포지션이 있으면 필요 증거금이 크게 줄어듭니다.

BTC 현물 매수 + BTC 선물 숏 (가정 예시)

BTC 현물 $5,000 보유
BTC 선물 숏 노셔널 $5,000

다중통화 마진
숏 포지션에 대해 개별 증거금 요구 → 예: $500

포트폴리오 마진
가격이 올라도 현물이 벌고, 내려도 숏이 벎
→ 묶음 전체의 최대 손실 추정치가 작음 → 예: $150

같은 포지션인데 잠기는 돈이 1/3

이 구조 때문에 포트폴리오 마진은 델타 중립·헤지·차익 전략처럼 양쪽을 동시에 들고 가는 거래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한 방향으로만 크게 들고 가는 사람에게는 이점이 거의 없습니다. 상계할 반대편이 없으니 증거금이 줄어들 이유도 없습니다.

주의할 점은 상계가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헤지 한쪽만 청산되거나 손으로 닫으면, 남은 다리는 갑자기 단독 포지션이 되고 요구 증거금이 원래 수준으로 튀어 오릅니다. 위 예시라면 $150에서 $500으로 순식간에 돌아옵니다. 잔고에 여유가 없으면 그 자리에서 증거금 부족이 됩니다.

모드를 올릴수록 청산의 범위도 넓어진다

자본 효율이 올라간다는 말은 같은 돈으로 더 큰 포지션을 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장점이자, 청산이 왔을 때 걸리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청산이 건드리는 범위

단일통화 마진
해당 통화 지갑까지 — 다른 코인 현물은 무사

다중통화 마진
담보로 잡힌 보유 코인 전체
→ 장기 보유하던 현물이 증거금으로 팔릴 수 있음

포트폴리오 마진
계정 전체 + 상계 해제 시 요구 증거금 급증
자동 포지션 감소(ADL)·보험 기금 절차까지 관련

"장기로 모아가던 코인이 선물 손실 때문에 팔렸다"는 사고는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모으는 자산과 매매하는 자산을 같은 담보 풀에 넣어두면, 선물 쪽 사고가 현물 쪽 원금까지 끌고 갑니다. 이걸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모드 설정이 아니라 계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장기 보유는 별도 계정이나 지갑에 두고, 매매 계좌에는 잃어도 되는 금액만 둡니다.

어떤 모드를 쓰면 되나

선택 기준

단일통화 마진
· 선물이 처음이다
· 현물 보유분을 매매 위험에서 떼어놓고 싶다
· 한 번에 한두 개 포지션만 든다

다중통화 마진
· 여러 코인을 들고 있고 팔지 않고 증거금으로 쓰고 싶다
· 담보 코인의 하락이 포지션과 겹치지 않게 관리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마진
· 헤지·차익처럼 반대 방향을 동시에 든다
· 상계가 풀렸을 때 요구 증거금이 튀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 여유 잔고를 항상 남겨둔다

초보 구간에서는 ①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효율이 낮은 대신 사고 범위가 예측 가능하고, 청산가도 계산이 단순합니다. 실제 청산 지점은 청산가 계산기로 미리 확인하고, 수량은 포지션 사이징 기준으로 정하는 편이 모드를 바꾸는 것보다 성과에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모드를 바꿀 때는 보통 미결제 포지션과 미체결 주문이 없어야 전환됩니다. 포지션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급하게 바꾸려다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전환은 포지션이 비었을 때 미리 해두는 게 맞습니다. 화면 위치와 전환 절차는 거래소마다 다르고, OKX 기준 절차는 OKX 사용법OKX 선물 가이드에 정리돼 있습니다.

바꾸기 전 확인할 것

체크리스트

① 지금 모드에서 담보로 잡힌 코인이 무엇인지 확인했나
② 그 담보와 포지션 방향이 같은 방향은 아닌가
③ 담보 인정 비율(헤어컷)이 코인마다 다르다는 걸 아는가
④ 장기 보유분이 매매 계좌에 섞여 있지 않은가
⑤ 포트폴리오 마진이면 상계가 풀렸을 때 요구 증거금을 계산해봤나
유지증거금률이 포지션 크기 구간에 따라 올라간다는 걸 반영했나
⑦ 모드 전환에 포지션 정리가 필요한지 확인했나

⑥은 특히 자주 빠뜨리는 항목입니다. 포지션이 커질수록 요구되는 유지증거금 비율 자체가 올라가는 구조라, 모드를 올려 여력이 생긴 만큼 크게 들어가면 청산가가 생각보다 가깝게 잡힙니다. 여력이 늘었다는 신호를 "더 크게 들어가도 된다"로 읽는 순간, 모드 변경의 이득이 그대로 위험으로 바뀝니다.

정리

계정 모드 = 증거금을 어디까지 공유할지 정하는 스위치
단일통화 = 코인별 지갑 분리, 사고 범위가 좁다
다중통화 = 보유 자산 합산 담보, 헤어컷 적용
담보 코인과 포지션 방향이 같으면 손실이 두 번 반영된다
포트폴리오 마진 = 위험 상계로 요구 증거금 감소
상계가 풀리면 요구 증거금이 원래대로 튄다
효율이 오를수록 청산이 건드리는 범위도 넓어진다
장기 보유분은 매매 계좌와 분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모드를 올리는 것은 돈을 버는 기능이 아니라 담보를 합치는 기능입니다. 합쳐서 얻는 여력만큼, 잘못됐을 때 같이 끌려가는 자산도 늘어납니다. 무엇이 담보로 잡혀 있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아직 그 모드를 쓸 단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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