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후 재진입 — 다시 들어가도 되는 자리와 복수매매를 가르는 기준
손절이 나가자마자 가격이 원래 보던 방향으로 가버린 경험은 대부분 있습니다. 이때 다시 들어가는 것을 재진입이라고 합니다. 재진입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기준 없이 반복될 때입니다. 같은 자리에 세 번 네 번 들어가는 동안 손실과 수수료는 누적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판단이 아니라 만회가 됩니다.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그 선이 명확해집니다.
재진입은 왜 판단이 어려운가
손절은 "이 근거가 틀렸다"를 인정하고 나오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가격이 돌아서면, 방금 인정한 것이 근거가 틀린 것이었는지 손절 위치가 나빴던 것인지가 갑자기 헷갈립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인데, 손절 직후에는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구분 기준은 하나입니다. 진입할 때 세웠던 근거가 아직 살아 있는가. 근거가 깨져서 손절이 나갔다면 재진입은 새 거래가 아니라 같은 거래의 반복입니다. 근거는 그대로인데 노이즈에 손절선이 스쳤다면, 그건 손절 위치를 잘못 잡은 것이고 재진입은 정당합니다. 이 판단을 손절이 나간 뒤에 하려고 하면 늦습니다. 진입 전에 "무엇이 깨지면 이 아이디어는 끝인가"를 적어두는 것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A. 근거가 깨진 손절
진입 근거 = 지지선 $64,000 위에서 반등
손절 = 지지선 아래 $63,400 이탈
→ 지지선이 깨진 것 = 아이디어 종료
→ 재진입은 근거 없음
B. 노이즈에 스친 손절
진입 근거 = 지지선 $64,000 위에서 반등
손절 = $63,940 (지지선 바로 아래 붙여둠)
→ 지지선은 유지, 꼬리만 스침
→ 손절 위치가 좁았던 문제
→ 재진입 가능, 단 손절폭을 다시 잡아야 함
재진입 한 번이 실제로 빼가는 비용
재진입을 감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이유는 심리가 아니라 산수입니다.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들어가면 손실이 더해지는 데다 진입할 때마다 수수료가 다시 붙습니다.
손절폭 1.5% → 포지션 노셔널 = $10 ÷ 0.015 = 약 $667
왕복 수수료 0.10% → 거래당 $0.67
같은 자리에 3번 연속 손절
손실 $10 × 3 = -$30
수수료 $0.67 × 3 = -$2.0
합계 -$32 = 계좌의 -3.2%
4번째에 손익비 2로 성공
이익 $20 − 수수료 $0.67 = +$19.3
4회 합산 = -$12.7 (계좌 -1.3%)
→ 세 번 틀리고 한 번 맞히면 여전히 마이너스
→ 손익비 2 기준으로 본전이 되려면 이 체인에서 2번은 맞혀야 한다
숫자는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지만 방향은 항상 같습니다. 재진입 체인이 길어질수록 요구 승률이 올라갑니다. 손익비가 그대로인데 시도 횟수만 늘리면, 그 자리에서 본전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적중 횟수가 함께 늘어납니다. 그래서 재진입은 "한 번 더 해볼까"가 아니라 "이 자리에 총 몇 번까지 걸 것인가"를 미리 정하는 문제입니다. 계산 기준을 다시 보려면 기대값과 R배수 쪽이 같이 읽기 좋습니다.
재진입 규칙 3개
실전에서 쓰기 좋은 최소 규칙은 세 개입니다.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아이디어·같은 구간에 최대 2회까지. 두 번째도 손절이면 그 구간은 그날 종료.
→ 상한이 없으면 체인이 무한정 길어진다
② 새 근거 요구
재진입은 가격이 다시 그 조건을 만들었을 때만. "아까 그 자리였으니까"는 근거가 아니다.
→ 되돌림 후 재돌파, 지지 재확인 같은 관찰 가능한 사건이 있어야 한다
③ 수량은 늘리지 않는다
재진입 수량은 첫 진입과 같거나 작게. 손실을 한 번에 되찾으려고 키우는 순간 성격이 바뀐다.
→ 손절폭이 넓어졌다면 수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정상 (포지션 사이징 공식대로)
③이 특히 중요합니다. 재진입 시점에는 손절 위치가 첫 진입 때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수량을 그대로 두면 계좌에 걸리는 리스크가 조용히 커집니다. 리스크 금액을 고정하고 손절폭에서 수량을 역산하면 이 문제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복수매매와 구분하는 법
계획된 재진입과 복수매매는 겉으로 똑같아 보입니다. 둘 다 손절 직후에 다시 들어가는 행동입니다. 구분은 동기가 아니라 관찰 가능한 특징으로 합니다.
· 손절 후 1분 안에 다시 들어갔다
· 수량을 키웠다
· 손절선을 안 걸었거나 더 멀리 옮겼다
· 진입 근거를 한 줄로 적을 수 없다
· "이번엔 무조건 간다"는 생각이 있었다
· 같은 구간에 3번째 들어가는 중이다
가장 잘 듣는 안전장치는 시간입니다. 손절 후 최소 몇 분은 주문을 넣지 않는다는 규칙 하나로 대부분의 복수매매가 걸러집니다. 감정이 판단을 밀어내는 구간이 대체로 그 몇 분이기 때문입니다. 거래 빈도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면 재진입 문제가 아니라 과매매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손절이 자꾸 스친다면 재진입이 문제가 아니다
재진입을 자주 고민하게 된다는 것은 대개 손절폭이 변동성보다 좁다는 신호입니다. 같은 자리에 두 번 세 번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고칠 것은 재진입 규칙이 아니라 손절 위치입니다.
15분 ATR = 0.6%
손절폭 0.3% (ATR의 0.5배)
→ 방향이 맞아도 일반적인 흔들림에 스친다
→ 재진입이 잦아지고 수수료만 쌓인다
손절폭 0.9% (ATR의 1.5배)
→ 노이즈 밖에 위치
→ 리스크 금액을 고정하면 수량은 1/3로 줄어든다
→ 한 번에 걸리는 손실은 동일, 스치는 횟수만 감소
손절폭을 넓히는 것은 리스크를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수량을 같이 줄이면 한 거래에 걸리는 금액은 그대로이고, 불필요하게 잘려나가는 횟수만 줄어듭니다. 손절선을 어디에 두는지는 손절 설정 가이드에서 다룹니다. 돌파 자리에서 자주 스친다면 가짜 돌파의 형태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방향은 맞는데 시간만 흐르는 경우라면 시간 손절로 정리하는 편이 재진입보다 낫습니다.
재진입 거래만 따로 집계하기
재진입이 자기 매매에서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는 기록해보면 바로 나옵니다. 대부분은 이걸 한 번도 세어본 적이 없어서 "가끔 되니까 계속" 하게 됩니다.
· 이 거래가 재진입인가 (예/아니오)
· 몇 번째 재진입인가 (1차/2차)
· 첫 진입과 근거가 같은가 다른가
30건쯤 모이면 비교
첫 진입만 → 승률 · 평균 손익 · 합계
재진입 포함 → 승률 · 평균 손익 · 합계
→ 재진입 쪽이 뚜렷하게 나쁘면 규칙이 아니라 습관이었던 것
표본이 적으면 판단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10건짜리 차이는 우연으로도 자주 나옵니다. 기록 양식은 매매일지 쪽을 참고하면 되고, 승률과 손익비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는 승률과 손익비의 관계에 정리돼 있습니다. 진입 횟수가 늘면 스프레드 비용도 같이 늘어난다는 점은 계산에서 빠뜨리기 쉽습니다.
정리
② 근거가 깨져서 손절이면 재진입 없음, 노이즈에 스친 것이면 가능
③ 무엇이 깨지면 끝인지는 진입 전에 적어둔다
④ 같은 구간 최대 2회 · 새 근거 필요 · 수량은 늘리지 않는다
⑤ 재진입 체인이 길어질수록 본전에 필요한 적중 횟수가 늘어난다
⑥ 손절 후 몇 분 대기 규칙 하나가 복수매매를 대부분 막는다
⑦ 재진입이 잦다면 손절폭이 변동성보다 좁은 것이다
⑧ 재진입 거래만 따로 집계해 보면 답이 나온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재진입은 감정이 아니라 조건으로 하는 것이고, 조건은 손절이 나가기 전에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손절이 나간 뒤에 기준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건 대부분 만회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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