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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결 우선순위 — 같은 가격에 걸었는데 내 주문만 안 나가는 이유

지정가 주문을 걸어두면 가격이 그 값에 닿는 순간 체결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닿는 것체결되는 것이 다릅니다. 거래소 체결 엔진은 가격 우선시간 우선 두 가지 규칙만으로 순서를 정하고, 내 주문은 그 줄의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규칙은 두 줄이 전부다

체결 엔진이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새로 들어온 주문을 받아서 반대편 호가와 맞춰보고, 맞으면 체결시키고, 안 맞으면 호가창에 줄 세웁니다. 그 줄의 순서를 정하는 규칙이 두 개입니다.

체결 순서 규칙

가격 우선
  매수는 비싸게 부른 쪽이 먼저
  매도는 싸게 부른 쪽이 먼저

시간 우선
  가격이 같으면 먼저 접수된 쪽이 먼저

─────────────
①이 ②보다 항상 앞선다
  늦게 왔어도 1틱 비싸면 앞줄이다

중요한 건 순서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계좌 크기, 거래량, VIP 등급 같은 것은 순서를 바꾸지 못합니다. 바꿀 수 있는 건 가격접수 시각뿐입니다. 호가창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는 호가창 읽기에 정리돼 있습니다.

가격이 닿았는데 체결이 안 된 이유

가장 흔한 상황입니다. $59,900 에 매수 지정가를 걸어뒀고, 차트를 보니 저가가 정확히 $59,900 을 찍었는데, 주문은 미체결 그대로입니다. 오류가 아니라 줄이 안 줄어든 것입니다.

$59,900 매수 대기열

내가 걸기 전에 이미 서 있던 주문
  A  5계약
  B  4계약
  C  3계약
  ──────
  내 앞 잔량  12계약

내 주문  1계약 ← 13번째 자리

─ 가격이 $59,900 까지 내려옴 ─
시장가 매도 유입  7계약
  A 5 · B 2 체결
  남은 매도 물량 없음 → 반등

─────────────
내 앞 잔량  12 → 5계약
내 주문  미체결

가격은 닿았다 · 내 차례는 안 왔다

즉 지정가가 체결되려면 가격이 닿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내 앞 잔량을 전부 소화할 만큼의 반대편 물량이 들어와야 합니다. 저가를 정확히 찍고 반등한 캔들에서 대기 주문이 안 나가는 건 거의 항상 이 이유입니다. 가격이 내 호가를 뚫고 지나가면 그때는 확실히 체결됩니다.

대기열 위치가 곧 체결 확률이다

같은 가격, 같은 수량이어도 몇 번째로 섰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줄은 가격이 잠깐 스치기만 해도 나가고, 뒷줄은 가격이 한참 뚫고 지나가야 나갑니다.

같은 가격 다른 자리

$59,900 매수 · 총 대기 20계약

앞줄 (내 앞 1계약)
  매도 2계약만 들어와도  체결

중간 (내 앞 10계약)
  매도 11계약 이상 필요

뒷줄 (내 앞 19계약)
  사실상 가격이 뚫려야 체결

─────────────
뒷줄에서 체결됐다는 건
  가격이 이미 더 내려갔다는 뜻
  = 체결되자마자 손실 상태로 시작

여기에 역설이 하나 있습니다. 뒷줄 주문은 불리할 때만 체결됩니다. 앞줄이 다 소화될 정도로 물량이 쏟아졌다는 건 그 방향으로 시장이 계속 밀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유리한 스침은 앞줄이 가져가고, 불리한 관통은 뒷줄이 받습니다. 지정가로 체결됐는데 바로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원인의 절반은 이 구조입니다.

주문을 수정하면 줄 맨 뒤로 간다

가장 비싸게 배우는 규칙입니다.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주문 수량을 늘리거나 가격을 바꾸면 기존 주문이 취소되고 새 주문이 접수됩니다. 시간 우선 순위가 그 순간 초기화됩니다.

수정의 대가

10:00:00  $59,900 매수 1계약 접수
  내 앞 잔량  12계약

10:04:30  내 앞 잔량  2계약 ← 거의 왔다

10:04:35  "1계약 → 2계약으로 늘리자"
  → 취소 후 재접수
  → 그 사이 새로 들어온 주문 8계약

─────────────
내 앞 잔량  2 → 10계약
4분 30초 기다린 자리  소멸

수량 축소는 자리를 지키는 편이다
  (거래소마다 다름 — 확인 필요)

수량을 줄이는 수정은 순위를 유지해 주는 거래소가 많고, 늘리는 수정은 거의 예외 없이 뒤로 밀립니다. 늘리고 싶으면 기존 주문을 두고 추가 주문을 따로 거는 편이 자리를 지킵니다. 주문이 아예 접수되지 않는 다른 경우들은 주문이 거부되는 이유에, 최소 수량과 호가 단위 문제는 틱 사이즈와 최소 주문에 있습니다.

1틱 올려 앞줄로 갈까, 그 자리에서 기다릴까

실무에서 계속 만나는 선택입니다. 숫자로 비교하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1틱의 값

BTC · 틱 $0.1 · 1계약 $100 노셔널 가정

─ A안 · 그 자리 유지 ─
가격  $59,900.0
체결 확률  낮음 (뒷줄)
체결되면  메이커 수수료

─ B안 · 1틱 올려 앞줄 ─
가격  $59,900.1
비용 차이  0.1 ÷ 59,900 = 0.00017%
체결 확률  높음

─────────────
메이커 0.02% vs 테이커 0.05%
  차이  0.03%
1틱 비용  0.00017%

1틱은 수수료 차이의 1/176 수준
  못 잡아서 시장가로 쫓아가는 것보다
  1틱 올려 잡는 쪽이 대개 싸다

물론 1틱씩 계속 올리다 보면 결국 스프레드를 다 건너 테이커가 됩니다. 그러니 규칙을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최대 2틱까지만 추격하고 그 이상이면 그 자리를 포기하는 식입니다. 메이커로만 체결시키고 싶다면 포스트온리·리듀스온리·IOC 옵션을 씁니다. 포스트온리는 테이커가 될 상황이면 주문을 아예 거부해 실수로 스프레드를 건너는 일을 막아줍니다.

부분 체결도 순서 규칙의 결과다

내 앞 잔량이 일부만 소화되고 물량이 끊기면 내 주문도 일부만 나갑니다. 3계약을 걸었는데 1.2계약만 체결되고 1.8계약이 남는 상황입니다.

줄 중간에서 끊길 때

$59,900 매수 · 내 주문 3계약
내 앞 잔량  5계약

매도 유입  6.2계약
  앞 5계약 소화
  내 주문  1.2계약 체결
  물량 끊김

─────────────
체결  1.2계약 @ $59,900
미체결  1.8계약 ← 여전히 줄 맨 앞

남은 1.8계약은 1등 자리를 얻었다
  다음 물량엔 바로 나간다

부분 체결 자체는 손해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원한 포지션 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손절 주문이 이런 식으로 부분 체결되면 남은 수량이 그대로 노출된 채 남습니다. 구조는 부분 체결에, 급한 순간 체결가가 밀리는 문제는 슬리피지에 정리돼 있습니다.

화면에 안 보이는 물량

호가창에 표시된 잔량이 실제 대기열 전부가 아닐 수 있습니다. 큰 주문을 잘게 쪼개 조금씩만 노출하는 빙산 주문은 화면에 1계약만 보여도 뒤에 수십 계약이 숨어 있습니다. 내 앞 잔량을 2계약으로 계산했는데 실제로는 30계약이었던 상황이 생깁니다.

보이는 잔량 ≠ 실제 잔량

화면 표시  $59,900 에 3계약
실제  빙산 주문 30계약 중 3계약만 노출

매도 5계약 유입
  3계약 체결 → 또 3계약 나타남
  → 또 3계약 … 반복

─────────────
잔량이 줄지 않는 호가
  빙산이거나 계속 보충되는 벽이다
내 차례는 계산보다 훨씬 뒤

그래서 대기열 계산은 추정이지 정확한 값이 아닙니다. 표시 잔량이 체결되는데도 줄지 않는 호가를 보면 그 자리는 포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을 나눠 집행하는 TWAP 분할 집행은 이런 벽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정리

순서 규칙은 가격 우선 · 시간 우선 두 개뿐이다
계좌 크기·등급은 순서를 바꾸지 못한다
가격이 닿아도 앞 잔량이 안 빠지면 미체결이다
저가를 찍고 반등한 캔들에서 대기 주문은 대개 안 나간다
뒷줄 주문은 가격이 뚫릴 때 = 불리할 때 체결된다
수량을 늘리는 수정은 줄 맨 뒤로 보낸다
늘릴 땐 수정 대신 추가 주문을 따로 건다
1틱 비용(0.00017%)은 수수료 차이(0.03%)보다 훨씬 작다
추격은 최대 몇 틱까지인지 미리 정해둔다
포스트온리는 실수로 테이커가 되는 것을 막는다
부분 체결 후 잔량은 줄 맨 앞에 남는다
표시 잔량은 빙산 때문에 실제보다 작을 수 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지정가 주문의 성패는 가격을 얼마로 적었느냐가 아니라 그 가격에 몇 번째로 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체결이 안 되는 게 답답할 때 화면에서 확인할 값은 가격이 아니라 내 앞 잔량입니다.

주의

본문의 $59,900 호가와 대기 잔량 12계약·5계약·20계약, 매도 유입 7계약·6.2계약, 부분 체결 1.2계약과 잔여 1.8계약, 10:00:00~10:04:35 시각과 그 사이 유입 8계약, 틱 $0.1·노셔널 $100·메이커 0.02%·테이커 0.05% 및 그로부터 계산한 1틱 비용 0.00017%와 1/176 비율, 빙산 주문 30계약 중 3계약 노출 같은 숫자는 모두 규칙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거래소의 실제 호가나 특정 계좌의 측정값이 아닙니다. 체결 우선순위의 세부 규칙은 거래소마다 다릅니다. 수량 축소 수정이 순위를 유지하는지, 가격 수정이 항상 취소·재접수로 처리되는지, 빙산 주문의 재노출 주기가 어떻게 되는지, 동시 접수된 주문의 순서를 무엇으로 가르는지는 각 거래소의 규정 문서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수수료율은 등급과 정산 통화에 따라 달라지므로 예시값을 그대로 적용하지 마십시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대기열 앞자리를 잡는 것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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