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체결(Partial Fill) — 주문이 반만 들어갔을 때 생기는 일
1 BTC를 주문했는데 0.4 BTC만 들어와 있는 상황. 부분 체결은 오류가 아니라 호가창의 정상적인 결과입니다. 다만 그 이후 평단가, 수수료, 손절 수량, 남은 주문이 전부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화면에는 경고가 뜨지 않습니다.
부분 체결은 왜 정상 동작인가
주문은 한 덩어리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거래소는 호가창에 쌓인 반대편 주문과 하나씩 짝을 지어 체결시킵니다. 내 주문 수량보다 그 가격대에 있는 반대편 잔량이 적으면, 있는 만큼만 체결되고 나머지는 남습니다. 전혀 체결되지 않는 미체결과 달리, 부분 체결은 포지션이 이미 생긴 상태에서 주문도 살아 있는 중간 상태입니다.
60,010 → 0.3 BTC
60,020 → 0.2 BTC
60,050 → 5.0 BTC
지정가 매수 1.0 BTC @ 60,020 주문
60,010에서 0.3 체결
60,020에서 0.2 체결
= 0.5 체결 · 0.5 미체결로 대기
60,050 물량은 내 지정가보다 비싸서
가져오지 않는다
시장가라면 60,050까지 올라가며 나머지 0.5를 전부 채웁니다. 대신 평단가가 밀립니다. 이게 슬리피지이고, 지정가는 슬리피지 대신 부분 체결을 받는 구조입니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감수해야 합니다.
일부만 체결되는 네 가지 상황
가장 흔한 경우. 유동성이 얕은 알트코인·새벽 시간대
② 지정가가 호가 안쪽에서 멈춤
내 가격 위로는 안 사고, 그 가격에 오는 매도만 기다린다
③ IOC 주문
즉시 체결되는 만큼만 체결하고 나머지는 자동 취소
→ 부분 체결 후 잔량이 사라진다
④ 주문이 큰 경우
내 주문이 그 가격대 전체 잔량보다 크면 구조적으로 분할된다
③번은 특히 헷갈립니다. IOC·FOK 같은 주문 옵션에서 IOC는 부분 체결을 허용하고 잔량을 버리며, FOK는 전량 체결이 안 되면 아예 하나도 체결하지 않습니다. 같은 호가 상황에서 IOC는 0.5 체결, FOK는 0 체결로 결과가 갈립니다. 어떤 옵션을 걸었는지 모르면 "왜 반만 들어갔지"와 "왜 하나도 안 들어갔지"의 원인을 계속 헷갈리게 됩니다.
큰 주문을 일부러 쪼개는 TWAP이나 아이스버그 주문은 이 부분 체결 성질을 역이용한 방식입니다. 한 번에 밀어 넣어 호가를 밀어 올리는 대신, 작은 조각으로 나눠 평단가를 지킵니다.
평단가와 수수료는 체결된 만큼만
부분 체결이 되면 계좌에는 주문 수량이 아니라 체결 수량이 반영됩니다. 평단가는 체결된 조각들의 가중평균입니다.
0.3 @ 60,010 = 18,003
0.2 @ 60,020 = 12,004
합계 30,007달러
평단가 = 30,007 ÷ 0.5 = 60,014달러
포지션 수량 = 0.5 BTC
수수료는 체결분에만 부과
메이커 0.02% 가정 → 30,007 × 0.0002 = 6달러
미체결 0.5에는 수수료 0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내가 1 BTC짜리 포지션을 가졌다고 착각한 상태로 다음 행동을 할 때 생깁니다.
가장 위험한 함정 — 손절 수량 불일치
진입 주문을 넣고 곧바로 손절을 1 BTC로 걸어두는 습관은 흔합니다. 그런데 진입이 0.5만 체결됐다면 손절 수량이 실제 포지션의 두 배가 됩니다.
롱 1.0 BTC 진입 → 손절 매도 1.0 BTC
실제
롱 0.5 BTC만 체결
손절 매도 1.0 BTC는 그대로 대기
손절가에 도달하면
0.5 매도 → 롱 청산
나머지 0.5 매도 → 신규 숏 0.5 진입
손절했는데 반대 포지션이 생긴다
원웨이 모드에서는 초과분이 반대 포지션으로 뒤집히고, 헤지 모드에서는 숏 다리가 새로 생깁니다. 어느 쪽이든 손절이 끝난 게 아니라 새 거래가 시작된 상태입니다. 방어 장치는 하나뿐입니다. 청산·손절·익절 주문에는 Reduce-Only를 거는 것입니다. Reduce-Only는 포지션을 줄이는 방향으로만 작동하고, 남는 수량은 자동으로 버려집니다.
→ 0.5만 체결되고 나머지는 무시
→ 반대 포지션 생기지 않음
일반 손절 1.0 BTC · 실제 포지션 0.5
→ 0.5 청산 + 0.5 신규 숏
반대 방향의 사고도 있습니다. 분할 익절을 세 번에 나눠 걸어뒀는데 진입이 부분 체결이었다면, 첫 익절에서 포지션이 다 나가고 남은 두 개가 신규 진입이 됩니다. 익절 주문에도 Reduce-Only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남은 주문은 살아 있다
부분 체결의 잔량은 GTC(취소 전까지 유효)라면 그대로 호가창에 남습니다. 몇 시간 뒤 가격이 돌아왔을 때 조용히 체결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11시 가격 상승, 0.5로 익절 완료
포지션 0 · 그런데 매수 0.5는 아직 살아 있다
14시 가격이 그 지정가로 되돌아옴
→ 0.5 자동 체결
→ 계획에 없던 롱 0.5 보유
→ 손절도 안 걸려 있음
포지션을 정리했다고 생각한 뒤에도 미체결 주문 목록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남은 주문은 가용 증거금도 계속 예약하고 있어서, 주문이 거부될 때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부분 체결이 잦아지는 조건
알트코인·새벽 시간대·주말
주문이 클 때
한 호가 잔량보다 큰 주문은 구조적으로 분할
스프레드가 넓을 때
호가 사이가 벌어져 중간 가격에 잔량이 없다
급변동 구간
호가가 순식간에 비워지며 일부만 잡힌다
여기에 최소 주문 단위가 겹치면 잔량이 최소 단위 미만으로 남아 영영 체결되지 않는 자투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잔량은 취소하고 다시 넣는 편이 깔끔합니다.
주문 넣고 확인할 것
2. 포지션 화면의 실제 수량은 얼마인가
3. 손절·익절 수량이 그 수량과 맞는가
4. 청산 방향 주문에 Reduce-Only가 걸려 있는가
5. 미체결 주문 목록에 남은 잔량이 있는가
포지션을 닫은 뒤에도 5번은 한 번 더
습관으로 굳히면 가장 안전한 건 진입 체결을 확인한 뒤 실제 체결 수량을 보고 손절을 거는 순서입니다. 주문과 동시에 손절을 미리 깔면 편하지만, 그 편함이 위 사고의 원인입니다.
핵심 요약 3줄
① 부분 체결은 호가 잔량이 내 주문보다 적을 때 생기는 정상 동작입니다. 지정가는 슬리피지 대신 부분 체결을, 시장가는 부분 체결 대신 슬리피지를 받습니다.
② 평단가와 수수료는 체결된 만큼만 계산되지만, 미리 걸어둔 손절·익절 수량은 줄지 않습니다. 수량이 어긋나면 청산이 반대 포지션 신규 진입으로 이어집니다. 방어는 Reduce-Only입니다.
③ 남은 잔량은 GTC라면 계속 살아 있어 나중에 조용히 체결됩니다. 포지션을 닫은 뒤에도 미체결 주문 목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의
본문의 호가 잔량, 가격, 수량, 수수료율은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거래소나 종목의 실측 값이 아닙니다. 부분 체결 잔량의 처리 방식, IOC·FOK 옵션의 동작, Reduce-Only 지원 여부, 최소 주문 단위 미만 잔량의 취급, 원웨이·헤지 모드에서 초과 청산 주문이 처리되는 방식은 거래소마다 다르므로 실제 동작은 사용 중인 거래소의 규정과 주문 화면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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