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히트 — 한 거래 2%를 지켰는데 계좌가 크게 빠지는 이유
거래마다 손절을 걸었고 한 건당 리스크도 계좌의 2%로 맞췄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계좌가 10% 넘게 빠집니다. 규칙을 어긴 게 아니라 규칙을 거래 단위로만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계좌가 실제로 감당하는 값은 한 거래의 리스크가 아니라 지금 열려 있는 전부의 합입니다.
히트 = 지금 열려 있는 손실의 합
포트폴리오 히트(portfolio heat)는 지금 보유 중인 모든 포지션이 전부 손절에 걸렸을 때 계좌가 잃는 금액입니다. 한 거래의 리스크를 계좌 대비 몇 %로 잡는 규칙은 널리 쓰이지만, 그 규칙은 포지션이 하나일 때만 계좌를 지켜줍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포지션마다 (진입가 − 손절가) × 수량을 구해 전부 더하고 계좌 잔고로 나눕니다.
포지션 A : 손절까지 −200달러
포지션 B : 손절까지 −200달러
포지션 C : 손절까지 −200달러
포지션 D : 손절까지 −200달러
포지션 E : 손절까지 −200달러
히트 = 1,000 ÷ 10,000 = 10%
규칙은 한 건도 어기지 않았지만
계좌가 한 번에 노출된 값은 2%가 아니라 10%
여기서 중요한 건 5개가 동시에 손절될 확률이 낮다는 반론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암호화폐는 하락 구간에서 종목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손절이 몰릴 때는 대체로 같이 몰립니다. 분산투자의 함정이 그 얘기입니다.
상관관계가 히트를 실제보다 크게 만든다
포지션 5개가 서로 무관하게 움직인다면 위 10%는 최악의 경우일 뿐이고 평균적으로는 훨씬 작습니다. 문제는 알트코인 롱 5개처럼 사실상 같은 베팅일 때입니다.
서로 완전히 독립이면 합산 위험은 단순합이 아니라 제곱합의 제곱근으로 줄어듭니다. 반대로 상관이 1에 가까우면 단순합 그대로입니다.
완전 독립(상관 0) → √(5 × 2²) = 약 4.5%
완전 동조(상관 1) → 2 × 5 = 10%
알트 롱 5개는 대개 뒤쪽에 가깝다.
= 포지션 5개처럼 보이지만 2%짜리 1개를 5배로 키운 것과 유사
그래서 히트를 셀 때는 개수가 아니라 방향과 종목군으로 묶어야 합니다. BTC 롱, ETH 롱, 알트 롱 세 개를 서로 다른 세 베팅으로 세면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종목 간 동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상관관계 쪽에 정리돼 있습니다.
히트 상한을 숫자로 정하는 법
보통 총 히트 상한을 계좌의 5~6% 안쪽에 두라고 말하지만, 남이 정한 숫자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 내가 견딜 낙폭에서 역산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감당 가능한 최대낙폭, 다른 하나는 정상 범위의 연패 길이입니다.
견딜 수 있는 낙폭 : 20%
예상 최장 연패(승률 55% · 200거래 기준) : 약 8연패
한 거래 허용 리스크 = 20% ÷ 8 = 2.5%
동시 보유가 3개라면 한 묶음의 히트
= 2.5% × 3 = 7.5% → 낙폭 20% 안에 들어오는 손절 묶음 수 = 20 ÷ 7.5 ≈ 2.7회
즉 히트 7.5%로 운영하면 연속 3번의 전멸로 한도에 닿는다.
연패가 몇 회까지 정상 범위인지는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나오는 값입니다. 연패 확률과 파산 확률을 같이 보면 상한이 훨씬 구체적으로 잡힙니다. 개별 포지션의 수량 계산은 포지션 사이즈 계산기 쪽이 편합니다.
히트는 고정값이 아니라 줄여나가는 값
히트의 유용한 성질 하나는 손절을 옮기면 즉시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진입 시점의 히트가 6%여도 포지션 하나가 이익 구간에 들어가 손절을 본전으로 올리면 그 포지션의 기여분은 0이 됩니다.
진입 직후 히트 = 6% (600달러)
A가 이익 구간 진입 → 손절을 본전으로 이동
A 기여분 200달러 → 0달러
히트 = 400 ÷ 10,000 = 4%
남은 여유 = 상한 6% − 현재 4% = 2%
→ 새 포지션 1개를 추가할 수 있는 자리가 생김
이 계산이 신규 진입의 기준선이 됩니다. 좋아 보이는 자리가 나왔을 때 들어갈지 말지를 감으로 정하는 대신 남은 히트 여유가 있는지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여유가 없으면 자리가 좋아도 넘깁니다. 자리는 다시 오지만 계좌는 그렇지 않습니다.
히트를 잘못 재는 4가지
① 손절을 안 걸어둔 포지션을 0으로 센다. 손절이 없으면 그 포지션의 리스크는 2%가 아니라 청산까지 전부입니다. 마음속 손절가는 계산에 넣을 수 없습니다.
② 청산가를 손절가 대신 쓴다. 교차 마진에서는 청산가가 다른 포지션의 미실현 손익에 따라 움직입니다. 포지션 하나가 밀리면 나머지의 청산가도 같이 당겨집니다. 교차를 쓸 때 히트가 특히 빨리 커지는 이유입니다.
③ 갭과 슬리피지를 무시한다. 손절가에서 정확히 체결된다는 가정으로 히트를 계산하는데, 급락 구간에서는 그 가격을 건너뜁니다. 실제 손실은 계산값보다 큽니다. 그래서 상한은 딱 맞추지 말고 여유를 둡니다.
④ 보유 비용을 빼먹는다. 방향이 한쪽으로 몰린 포지션 묶음은 펀딩비도 같은 방향으로 나갑니다. 손절에 안 닿아도 계좌는 조금씩 줄어듭니다.
실전 점검 5가지
① 신규 진입 전에 현재 히트부터 계산한다. 진입 후에 세면 이미 늦습니다.
② 같은 방향·같은 종목군은 하나로 묶어 센다. 알트 롱 5개는 5개가 아니라 큰 1개에 가깝습니다.
③ 상한을 넘으면 새 자리는 넘긴다. 크기를 줄여 억지로 끼워 넣는 것도 결국 히트를 올립니다.
④ 손절이 없는 포지션은 히트 계산이 불가능하다. 그 상태에서는 상한 자체가 의미를 잃습니다.
⑤ 상한을 어긴 날은 결과와 무관하게 기록해 둔다. 그날 수익이 났으면 더 위험합니다. 어긴 규칙이 보상을 받으면 다음에 또 어깁니다. 이런 기록은 매매일지에 남깁니다.
핵심 요약 3줄
① 계좌가 감당하는 값은 한 거래의 리스크가 아니라 열려 있는 손절 손실의 합(히트)이다. 2%짜리 5개는 10%다.
② 같은 방향 포지션은 개수만큼 분산되지 않는다. 알트 롱 여러 개는 사실상 하나의 큰 베팅이다.
③ 히트는 손절을 옮기면 줄어드는 값이다. 신규 진입 여부는 자리의 매력이 아니라 남은 히트 여유로 정한다.
주의
본문의 계좌 규모·리스크 비율·연패 길이·상관 가정은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며 특정 전략의 실측 성과가 아닙니다. 상관 0을 가정한 제곱합 계산은 이론적 하한에 가깝고 실제 시장에서는 하락 구간에 상관이 함께 올라가므로 단순합 쪽을 기준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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