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노출과 순노출 — 포지션 여러 개를 동시에 들 때 실제 위험은 얼마인가
포지션 하나에 계좌의 2%만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만에 계좌가 9% 빠졌습니다. 사이징을 틀린 것이 아니라 세고 있던 단위가 포지션 하나였던 것이 문제입니다.
위험은 포지션 단위가 아니라 계좌 단위로 쌓인다
거래를 하나씩 볼 때는 규칙이 잘 지켜집니다. 진입할 때마다 손절 폭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 수량을 계산하고, 한 건당 감수할 금액을 계좌의 1~2%로 맞춥니다 — 포지션 사이징이란? 한 번에 얼마를 걸어야 하나. 문제는 그 계산이 한 건을 혼자 들고 있을 때를 가정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포지션이 5개, 8개씩 동시에 열려 있습니다. 그 순간 계좌가 감당하는 것은 한 건의 위험이 아니라 열려 있는 전부의 합입니다. 그 합을 세는 단위가 노출(Exposure)이고, 세는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총노출과 순노출 — 두 개의 자
정의는 단순합니다. 각 포지션의 명목가치(수량 × 현재가, 증거금이 아니라 실제로 굴리는 금액)를 구한 뒤,
총노출(Gross) = 모든 포지션 명목가치의 절대값 합
= |롱 합| + |숏 합|
순노출(Net) = 롱 명목가치 − 숏 명목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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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노출 = "얼마를 굴리고 있나"
순노출 = "시장이 통째로 움직이면 얼마를 먹나"
같은 계좌에서 두 숫자가 크게 갈릴 수 있습니다. 자본 $10,000 계좌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BTC 롱 명목 $6,000
ETH 롱 명목 $4,000
SOL 롱 명목 $2,000
BTC 숏 명목 $5,000
롱 합 = $12,000 / 숏 합 = $5,000
총노출 = $12,000 + $5,000 = $17,000 (자본의 1.7배)
순노출 = $12,000 − $5,000 = $7,000 (자본의 0.7배)
순노출만 보면 자본의 0.7배로 얌전합니다. 총노출로 보면 자본의 1.7배를 굴리고 있습니다. 둘 다 맞는 숫자이고, 둘이 재는 위험이 다릅니다. 시장 전체가 −10% 가면 순노출 기준으로 $700 손실이지만, 개별 종목들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면 총노출 $17,000 전체가 각자 흔들립니다.
순노출 0이어도 손실은 0이 아니다
위 계좌에서 BTC 숏을 $12,000으로 키우면 순노출이 정확히 0이 됩니다. 시장 중립처럼 보이지만 총노출은 $24,000으로 오히려 늘었고, 잃을 수 있는 경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롱 바구니(ETH·SOL 등) $12,000 → −3% = −$360
숏 바구니(BTC) $12,000 → +2% = −$240
(숏인데 가격이 올랐으니 손실)
합계 = −$600 (자본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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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방향에 걸지 않았는데도
양쪽이 반대로 어긋나면 둘 다 진다
여기에 비용이 얹힙니다. 포지션이 4개면 왕복 수수료도 4번이고, 무기한 선물이면 8시간마다 펀딩비가 총노출 전체에 붙습니다. 헤지 구조가 만들어 내는 이런 고정 지출은 헤지(Hedging)란? 손실을 줄이는 방법과 비용에 정리돼 있습니다. 순노출을 0으로 맞추는 것은 방향 위험을 줄이는 것이지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상관관계가 분산을 지운다
반대 방향도 문제지만, 같은 방향으로 여러 종목을 담는 쪽이 더 자주 사고를 냅니다. 종목 수가 늘면 분산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 종목들이 같이 움직이면 실질적으로는 한 종목에 크게 건 것과 같습니다 — 상관관계(Correlation)란? 같이 움직이는 자산 구분하기.
총노출 = $10,000 / 순노출 = $10,000
상관계수가 낮을 때(각자 따로 움직임)
→ 한 종목 −10% 여도 다른 종목이 버텨 준다
상관계수 0.9 일 때(거의 같이 움직임)
→ 5종 동시 −10% = −$1,000
= $10,000 한 종목에 건 것과 사실상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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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수는 5개지만 베팅은 1개다
암호화폐 시장은 하락 구간에서 상관계수가 특히 1에 가까워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평소에 따로 놀던 종목들이 급락장에서만 한 몸처럼 움직이면, 정작 분산이 필요한 순간에 분산이 사라집니다. 이 현상과 대응은 상관관계로 분산투자하기 — 진짜 분산과 가짜 분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종목 수 대신 상관군 단위로 노출을 셉니다. "알트 5종"이 아니라 "BTC 방향 베팅 $10,000"으로 적어 두면 숫자가 정직해집니다.
증거금 한도는 노출 한도가 아니다
가장 흔한 착각이 여기서 나옵니다. 거래소 화면에는 사용 증거금과 가용 증거금이 표시되므로, 증거금이 아직 남아 있으면 여유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증거금은 배율로 나눈 값이라 실제로 굴리는 금액을 숨깁니다.
5배 → 명목 $5,000
20배 → 명목 $20,000
50배 → 명목 $50,000
가격이 −2% 움직였을 때 손익
5배 −$100
20배 −$400
50배 −$1,000 (증거금 전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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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금은 셋 다 $1,000 으로 같다
손익을 정하는 것은 명목가치다
증거금 사용률 40%가 안전해 보여도, 배율이 높으면 그 40%가 자본의 몇 배짜리 노출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차 마진에서는 배율을 낮춰도 손익과 청산가가 바뀌지 않고 잠기는 증거금만 늘어납니다 — 마진 모드별 차이는 격리 마진 vs 교차 마진 — 무엇을 언제 쓰나에 정리돼 있습니다. 위험을 세는 단위는 언제나 명목가치이지 증거금이 아닙니다.
한도를 숫자로 정해 둔다
노출은 매번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상한을 정해 두고 넘지 않는 것으로 관리합니다. 포지션을 열기 전에 확인할 줄이 세 개면 충분합니다.
① 총노출 ≤ 자본 × 3
② 순노출 ≤ 자본 × 2
③ 한 상관군 노출 ≤ 자본 × 1
자본 $10,000 이면
총 $30,000 / 순 $20,000 / 군별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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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진입이 셋 중 하나라도 넘기면
진입하지 않거나 기존 포지션을 줄인다
숫자 자체보다 상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상한이 없으면 노출은 시장이 좋아 보일 때 자동으로 늘어납니다. 좋아 보이는 구간은 대체로 여러 종목이 같이 오르는 구간이고, 그때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구간이기도 합니다. 동시 보유 개수로 거는 제한은 동시 보유 포지션 수 제한 — 몇 개까지 들고 있어야 하나에서 다루며, 개수 제한과 금액 제한은 서로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수는 같아도 크기가 다르면 노출은 몇 배씩 차이 납니다.
감당할 낙폭에서 거꾸로 세기
한도를 감으로 정하기 어렵다면 반대로 계산하면 됩니다. "하루에 이 이상 빠지면 견디지 못한다"는 금액을 먼저 정하고, 거기서 총노출을 역산합니다.
1) 하루 최대 감수 = 자본의 8% = $800
2) 상관 최악을 가정: 전 포지션 동시 −5%
3) 허용 총노출 = $800 ÷ 0.05 = $16,000
= 자본의 1.6배
동시 역행 폭을 −10% 로 잡으면
$800 ÷ 0.10 = $8,000 (자본의 0.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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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하는 역행 폭이 두 배가 되면
허용 노출은 절반이 된다
2)에서 넣는 동시 역행 폭이 이 계산의 전부입니다. 평소 변동성을 넣으면 한도가 헐거워지고, 급락장 수준을 넣으면 빡빡해집니다. 과거에 실제로 겪은 최악의 하루를 넣는 것이 무난하며, 그 값이 자본곡선에서 어떤 낙폭으로 나타나는지는 최대낙폭(MDD)이란? 계산법과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의 회복률 표와 같이 보면 체감됩니다.
포지션별 손절 금액을 모두 더해 관리하는 방식과 병행하면 더 촘촘해집니다 — 포트폴리오 히트 — 열려 있는 위험의 총합. 손절 합계는 계획대로 잘렸을 때의 손실이고, 노출 한도는 손절이 제때 안 먹혔을 때의 손실을 잡는 방어선입니다. 급락으로 호가가 비거나 거래가 멈추면 앞의 계산은 성립하지 않고 뒤의 계산만 남습니다.
기록으로 남겨야 관리된다
노출은 진입 순간에만 정확하고 이후에는 계속 변합니다. 가격이 오르면 그 포지션의 명목가치가 저절로 커지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노출이 늘어납니다.
진입 시 BTC 롱 명목 $5,000 (자본 $10,000 의 0.5배)
가격 +30% 후
→ 명목 $6,500, 자본은 $11,500
→ 비율 0.57배 로 상승
여기에 신규 진입을 더하면
진입 시점 기준으로 계산한 한도를
이미 넘어서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노출은 진입할 때 한 번이 아니라 정해진 시각에 전체를 다시 세는 편이 안전합니다. 하루 한 번이든 포지션을 열 때마다든, 그 시점의 롱 합·숏 합·총노출·순노출 네 줄을 적어 두면 충분합니다. 네 줄이 손으로 적기 귀찮을 만큼 길어졌다면 그것 자체가 포지션이 너무 많다는 신호입니다.
정리
② 총노출 = 명목가치 절대값의 합
③ 순노출 = 롱 − 숏
④ 총노출은 "얼마를 굴리나", 순노출은 "방향에 얼마를 걸었나"
⑤ 둘 중 하나만 보면 반드시 빈 곳이 생긴다
⑥ 순노출 0 이어도 양쪽이 어긋나면 둘 다 진다
⑦ 헤지는 수수료·펀딩비를 총노출 전체에 물린다
⑧ 상관계수가 높으면 종목 수는 분산이 아니다
⑨ 노출은 종목이 아니라 상관군 단위로 센다
⑩ 증거금 사용률은 노출을 숨긴다
⑪ 손익을 정하는 것은 명목가치다
⑫ 총·순·군별 상한 세 줄을 미리 정해 둔다
⑬ 감당할 낙폭 ÷ 동시 역행 폭 = 허용 총노출
⑭ 손절 합계는 계획대로 됐을 때, 노출 한도는 아닐 때의 방어선
⑮ 가격이 오르면 가만히 있어도 노출이 늘어난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포지션 하나하나를 아무리 잘 잡아도, 합계를 세지 않으면 계좌가 얼마를 걸고 있는지 모른다. 총노출과 순노출 두 줄이 그 합계를 보는 가장 싼 방법입니다.
주의
본문의 계좌 $10,000, 포지션 명목가치($6,000·$4,000·$2,000·$5,000), 총노출 $17,000·순노출 $7,000, 순노출 0 구성에서의 −$360·−$240·−$600, 알트 5종 각 $2,000과 동시 −10% 시 −$1,000, 증거금 $1,000에 대한 5배·20배·50배 명목가치와 −2% 시 −$100·−$400·−$1,000, 한도 예시(총 3배·순 2배·군별 1배), 역산 예시($800 ÷ 0.05 = $16,000, $800 ÷ 0.10 = $8,000), 가격 +30% 후의 $6,500·0.57배 같은 수치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계좌·특정 종목·특정 기간의 실제 성과가 아닙니다. 제시한 배수와 비율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출발점이며, 자본 규모·거래 빈도·보유 기간·변동성 수준에 따라 적절한 값이 달라집니다. 상관계수는 고정된 값이 아니라 구간마다 변하고 급락 구간에서 특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과거 상관계수를 근거로 계산한 분산 효과는 실제 급락에서 그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출 한도를 지키는 것이 손실을 방지하지는 않으며, 호가가 비거나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에서는 본문의 어떤 계산도 그대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거래소마다 명목가치·증거금·마진 모드의 산출 방식과 표기가 다르므로 실제 숫자는 사용하는 거래소 화면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위험을 세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며 특정 종목·방향이나 진입·청산 시점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고 레버리지를 쓰면 손실이 증거금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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