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와 파산가는 다른 가격이다 — 그 사이의 돈은 어디로 가나
선물 포지션이 강제청산되면 흔히 "증거금을 다 잃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청산이 시작되는 가격에서는 아직 증거금이 남아 있습니다. 남아 있는데도 0이 되는 이유를 알려면 청산가와 파산가라는 두 개의 가격을 구분해야 합니다.
두 개의 가격
거래소는 포지션 하나에 대해 서로 다른 두 가격을 계산합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섞이기 쉽지만 뜻이 다릅니다.
청산가 (liquidation price)
거래소가 강제청산을 시작하는 가격
= 남은 증거금이 유지증거금까지 줄어든 지점
파산가 (bankruptcy price)
증거금이 정확히 0이 되는 가격
= 손실이 내가 넣은 돈과 같아지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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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포지션 기준
파산가 < 청산가 < 진입가
즉 청산은
돈이 다 없어지기 전에 시작된다
청산이 파산가보다 먼저 걸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정확히 0이 되는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청산하면, 그 사이에 가격이 조금만 더 밀려도 계좌가 마이너스가 됩니다. 거래소는 그 마이너스를 대신 갚아야 하므로, 여유를 남겨두고 미리 정리에 들어갑니다. 그 여유분이 유지증거금입니다. 강제청산의 전체 흐름은 청산에 정리돼 있습니다.
숫자로 계산해 보기
10배 롱을 예로 듭니다. 격리마진(isolated) 기준입니다.
진입가 $60,000
수량 1 BTC
명목 $60,000
레버리지 10배
증거금 $6,000
유지증거금률 0.5%
→ 유지증거금 $60,000 × 0.5% =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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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가
손실이 $6,000 이 되는 가격
60,000 − 6,000 = $54,000
청산가
남은 자산이 $300 이 되는 가격
허용 손실 6,000 − 300 = 5,700
60,000 − 5,700 = $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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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54,300 − 54,000 = $300
= 유지증거금과 같은 크기
$54,300에서 청산이 걸릴 때 계좌에는 아직 $300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청산 결과를 보면 대개 0으로 찍힙니다. 그 $300이 어디로 갔는지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레버리지를 바꾸면 이 두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데, 그 구조는 레버리지 변경과 청산가에서 다룹니다.
남은 $300은 어디로 가나
청산은 "포지션이 사라진다"가 아니라 거래소가 내 포지션을 대신 시장에 던진다는 뜻입니다. 던지는 데에도 가격이 밀리고 수수료가 붙습니다.
파산가 $54,000 이 기준선
① $54,200 에 체결 (파산가 위)
예상보다 잘 팔림
차액 1 × $200 = $200
→ 보험기금으로 들어감
→ 내 계좌는 그래도 0
② $54,000 에 체결 (파산가 정확히)
남는 것도 모자란 것도 없음
③ $53,900 에 체결 (파산가 아래)
부족분 1 × $100 = $100
→ 보험기금이 메움
→ 내 계좌는 0 (마이너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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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경우 모두
내가 받는 것은 0
즉 청산가에서 남아 있던 $300은 청산 절차를 치르는 비용으로 소진되는 것이 기본 가정입니다. 잘 팔려서 남으면 그 몫은 나에게 돌아오지 않고 보험기금으로 들어갑니다. 이 비대칭이 "청산 = 증거금 전액 상실"로 체감되는 이유입니다. 거래소마다 일부를 돌려주는 정책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값은 돌려주지 않는 쪽이라고 보고 계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험기금이 비면 다음은 ADL
③처럼 파산가보다 아래에서 체결되는 일은 급락 구간에 몰려서 발생합니다. 한 명이면 보험기금이 메울 수 있지만, 수천 개 포지션이 동시에 밀리면 기금이 버티지 못합니다.
1. 내 증거금 $6,000
↓ 부족하면
2. 보험기금
↓ 그것도 마르면
3. ADL (자동 디레버리징)
반대편에서 수익 중인 포지션을
강제로 일부 청산해 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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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 대상 우선순위
수익률 × 레버리지가 높은 쪽부터
즉 잘 맞힌 사람이
원하지도 않은 시점에
포지션을 뺏길 수 있다
ADL은 내가 잘못해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의 손실이 시스템 한도를 넘겨서 당하는 것입니다. 조건과 순위 계산은 ADL에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급변 직후 크게 수익 중인 고배율 포지션일수록 노출이 큽니다.
청산 판정은 마크가격으로 한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청산 여부를 판정하는 가격과, 청산 주문이 실제로 체결되는 가격이 다릅니다.
판정 마크가격
여러 거래소 지수 기반의 평균값
→ 한 거래소의 순간 급락(윅)으로
쉽게 청산되지 않게 하는 장치
체결 실제 호가창
→ 그 순간의 유동성대로 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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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다
차트 최저가 $54,350
청산가 $54,300
안 닿았는데 청산됨
→ 마크가격이 더 내려갔던 것
반대 경우도 있다
최저가는 청산가를 뚫었는데
마크가격은 안 뚫어 살아남음
따라서 손절선을 청산가 근처에 두는 것은 계산이 맞더라도 위험합니다. 판정 기준이 내가 보는 캔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크가격의 산출 방식은 마크가격을, 미실현 손익이 증거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미실현 손익과 증거금을 참고하세요.
교차마진이면 파산가의 뜻이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계산은 격리마진 기준입니다. 교차마진(cross)에서는 기준이 포지션이 아니라 계좌 전체가 됩니다.
격리
파산가 = 이 포지션 증거금이 0
잃는 최대 = 넣은 $6,000
나머지 잔고는 안전
교차
파산가 = 계좌 자산 전체가 0
잃는 최대 = 계좌 전액
→ 청산가는 훨씬 멀어진다
→ 대신 걸리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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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계좌 $20,000 · 같은 포지션
격리 청산가 $54,300 · 손실 상한 $6,000
교차 청산가 훨씬 아래 · 상한 $20,000
교차마진이 "더 안전하다"고 오해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청산가가 멀어 보이니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담보로 잡히는 돈이 커진 것뿐입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교차마진과 격리마진에 있습니다. 여러 포지션을 동시에 들고 있으면 하나의 손실이 다른 포지션의 청산가까지 끌어내린다는 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부분청산이 먼저 오는 경우
포지션이 크면 거래소가 전량을 한 번에 던지지 않고 일부만 줄여서 유지증거금 요건을 맞추기도 합니다.
큰 포지션은 통째로 던지면
호가를 더 밀어 손실이 커진다
→ 일부만 청산해
명목과 유지증거금을 함께 줄임
→ 남은 포지션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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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살아남았다고 회복된 건 아니다
수량이 줄었으므로
되돌아와도 회복폭이 작다
부분청산이 한 번 걸린 뒤 가격이 되돌아오면 "버텼다"고 느끼기 쉽지만, 이미 수량이 깎였기 때문에 같은 반등에서 회복되는 금액은 그만큼 적습니다. 청산가를 직접 넣어보고 싶다면 청산가 계산기를 쓰면 됩니다.
정리
② 롱 기준 파산가 < 청산가 < 진입가
③ 간격 = 유지증거금
④ 청산은 돈이 0 되기 전에 시작된다
⑤ 그 여유분은 청산 비용으로 쓰인다
⑥ 잘 팔려 남으면 보험기금 몫
⑦ 모자라면 보험기금이 메운다
⑧ 기금이 마르면 ADL로 전가된다
⑨ ADL은 수익 중인 고배율부터
⑩ 판정은 마크가격, 체결은 호가창
⑪ 차트가 안 닿아도 청산될 수 있다
⑫ 교차는 청산가가 멀지만 상한이 계좌 전액
⑬ 부분청산은 수량을 깎는다
⑭ 손절선을 청산가 근처에 두지 않는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청산은 손실의 끝이 아니라 정산 절차의 시작이고, 그 절차 비용은 내가 낸다. 그래서 청산가는 목표가 아니라 절대 닿으면 안 되는 선으로 두고, 실제 손절은 그보다 훨씬 위에서 내 의지로 끝내는 편이 계산이 맞습니다.
주의
본문의 진입가 $60,000, 증거금 $6,000, 유지증거금률 0.5%, 파산가 $54,000, 청산가 $54,300, 체결가 $54,200 · $53,900 같은 숫자는 두 가격이 갈라지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거래소의 실제 파라미터나 특정 시점의 측정값이 아닙니다. 유지증거금률은 거래소·종목·포지션 규모(구간별 티어)에 따라 다르고, 명목이 커질수록 요구율이 올라가 청산가가 진입가 쪽으로 당겨집니다. 청산 수수료율, 남은 증거금의 처리 방식, 부분청산 적용 여부, 보험기금 잔액, ADL 우선순위 산식도 거래소마다 다르므로 실제 수치는 사용 중인 거래소의 문서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선물 청산 구조에 대한 설명이며 특정 매매 방식이나 진입·청산 시점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청산가를 정확히 계산한다고 해서 손실이 방지되거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급변 구간에서는 계산한 값보다 불리하게 체결될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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