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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트 지수(Hurst Exponent) — 추세장과 횡보장을 숫자로 구분하는 법과 그 한계

허스트 지수(Hurst Exponent, 보통 H 로 씁니다)는 수문학자 해럴드 허스트가 나일강 수위 기록을 분석하며 만든 통계량입니다. 시간 간격을 늘렸을 때 가격 변동 폭이 얼마나 빨리 커지는지를 재서, 움직임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성질인지(H > 0.5), 되돌아오는 성질인지(H < 0.5), 아무 기억이 없는지(H = 0.5)를 0 ~ 1 사이 숫자 하나로 나타냅니다. 퀀트 매매에서는 지금 시장에 추세추종 전략을 쓸지 평균회귀 전략을 쓸지 고르는 보조 판단 도구로 쓰입니다. 이 글은 H 를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작은 숫자로 따라가고, H 가 실제로 얼마나 큰 정보인지, 왜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지를 정리합니다.

H 가 뜻하는 것 — 세 구간

허스트 지수 해석

H = 0.5 → 무작위 보행. 지난 움직임이 다음 움직임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 없다
H > 0.5 → 지속성(persistent). 오른 다음엔 오를 확률이 조금 더 높다 = 추세 성향
H < 0.5 → 반지속성(anti-persistent). 오른 다음엔 내릴 확률이 조금 더 높다 = 되돌림 성향

범위는 0 ~ 1. 0.5 에서 멀수록 성향이 강하다

H 는 방향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앞으로 오른다" 가 아니라 "지금 가는 방향이 이어지기 쉬운가, 되돌아오기 쉬운가" 를 말할 뿐입니다. 그래서 H 는 진입 신호보다는 시장 국면(레짐)을 나누는 필터로 쓰입니다.

방법 1 — 변동성 스케일링으로 구하기

가장 직관적인 계산은 "기간을 k 배로 늘리면 변동 폭이 몇 배가 되는가" 를 보는 것입니다. 무작위 보행이면 변동 폭(수익률의 표준편차)은 √k 배, 즉 k0.5 배로 커집니다. 일반화하면 kH 배입니다.

공식

σ(k봉 수익률) ≈ σ(1봉 수익률) × kH
→ H = log( σ(k) ÷ σ(1) ) ÷ log(k)
예시 — 1시간봉 표준편차 1.0%, 16시간 수익률 표준편차를 측정 (가정)

무작위 보행이라면 → 1.0% × 160.5 = 1.0% × 4 = 4.0%

측정값 5.3% → H = log(5.3) ÷ log(16) = 1.668 ÷ 2.773 ≈ 0.60 (추세 성향)
측정값 4.0% → H = 0.50 (무작위)
측정값 3.0% → H = log(3.0) ÷ log(16) = 1.099 ÷ 2.773 ≈ 0.40 (되돌림 성향)

해석은 이렇습니다. 16시간 동안 1시간 변동이 서로 이어지면 누적 폭이 √16 보다 크게 벌어지고, 서로 상쇄되면 덜 벌어집니다. 변동성을 기간별로 재기만 하면 되므로 계산이 간단합니다.

방법 2 — R/S 분석으로 따라가기

허스트가 원래 쓴 방법은 R/S(재조정 범위, Rescaled Range) 분석입니다. 한 구간의 수익률에서 다음 순서로 계산합니다.

R/S 계산 단계

① 구간 평균 m 을 구한다
② 각 수익률에서 m 을 뺀 편차를 만든다
③ 편차를 차례로 누적한다
④ R = 누적값의 최댓값 − 최솟값
⑤ S = 편차의 표준편차
⑥ R/S 를 구한다
예시 — 8개 수익률(%) : 1.0, 0.5, −0.5, 1.5, 1.0, −1.0, 0.5, 1.0 (가정)

① 평균 m = 4.0 ÷ 8 = 0.5
② 편차 : 0.5, 0.0, −1.0, 1.0, 0.5, −1.5, 0.0, 0.5
③ 누적 : 0.5, 0.5, −0.5, 0.5, 1.0, −0.5, −0.5, 0.0
④ R = 1.0 − (−0.5) = 1.5
⑤ 편차 제곱합 = 0.25 + 0 + 1 + 1 + 0.25 + 2.25 + 0 + 0.25 = 5.0 → S = √(5.0 ÷ 8) ≈ 0.791
⑥ R/S = 1.5 ÷ 0.791 ≈ 1.90

R 은 "평균에서 얼마나 멀리 떠내려갔다 돌아왔는가" 이고, S 로 나누는 것은 변동 폭 자체의 크기를 지우기 위해서입니다. 한 방향으로 오래 이어지면 누적값이 한쪽으로 멀리 가므로 R/S 가 커집니다.

R/S 하나로는 H 가 나오지 않습니다. 구간 길이 n 을 바꿔 가며 R/S 를 여러 번 구한 뒤, R/S ∝ nH 관계에서 기울기를 구합니다.

예시 — 구간 길이별 평균 R/S (가정)

n = 8 → R/S 2.6
n = 16 → R/S 3.9
n = 32 → R/S 5.9
n = 64 → R/S 8.9

log–log 기울기 ≈ log(8.9 ÷ 2.6) ÷ log(64 ÷ 8) = 1.231 ÷ 2.079 ≈ 0.59

→ H ≈ 0.59 (실제로는 네 점 전부에 회귀선을 맞춘다)

위 8개 수익률 하나만으로 log(1.90) ÷ log(8) 을 계산하면 약 0.31 이 나옵니다. 표본이 작으면 R/S 가 아래로 치우치기 때문에, 짧은 구간 하나의 값으로 H 를 말하면 안 됩니다. 여러 구간 길이의 평균을 회귀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H 는 얼마나 큰 정보인가 — 자기상관으로 바꿔 보기

H 를 수익률의 1봉 자기상관으로 바꾸면 크기가 실감 납니다. 분수 가우스 잡음 모형에서 인접한 두 봉 수익률의 상관은 ρ = 22H−1 − 1 입니다.

H → 1봉 자기상관 ρ (모형 기준)

H = 0.60 → 20.2 − 1 ≈ +0.149
H = 0.55 → 20.1 − 1 ≈ +0.072
H = 0.50 → 0
H = 0.45 → 2−0.1 − 1 ≈ −0.067
H = 0.40 → 2−0.2 − 1 ≈ −0.129

자기상관 자체의 의미와 측정법은 수익률 자기상관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여기서 볼 점은 H 0.55 가 "상관 0.07" 정도라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작습니다.

수수료 앞에서의 H

예시 — H 0.55 를 그대로 추세추종에 쓴다면 (가정)

1시간봉 표준편차 1.0%, 자기상관 ρ = 0.072
직전 1시간 +1.0% 상승 → 다음 1시간 기대 수익 ≈ 0.072 × 1.0% = +0.072%

왕복 수수료 0.1% (진입 0.05% + 청산 0.05%)
기대 수익 − 수수료 = 0.072% − 0.1% = −0.028%

→ 성향은 있어도 매 봉 따라가면 비용이 더 크다

이 계산이 보여 주는 것은 H 가 0.5 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매매 이익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H 를 "그대로 따라 사고팔기" 보다 "추세 전략과 되돌림 전략 중 어느 쪽을 켤지" 정하는 필터로 쓰는 이유입니다. 되돌림 전략 쪽은 평균회귀 전략, 페어 단위의 응용은 통계적 차익거래 글을 참고하면 됩니다.

코인 시장에서 쓸 때의 실무 포인트

  1. 창 길이를 정해 두고 굴린다. 예를 들어 1시간봉 최근 500봉으로 H 를 계산하고 매 봉 갱신한다. 계산에는 그 시점까지의 데이터만 쓴다. 미래 구간이 섞이면 룩어헤드 편향이 된다.
  2. 값이 흔들린다. 같은 코인이라도 창 길이·봉 간격·계산 방법(변동성 스케일링, R/S, DFA)에 따라 0.05 이상 차이 나는 일이 흔하다. 0.52 와 0.48 의 차이는 대부분 잡음 범위다.
  3. 변동성 군집이 끼어든다. 코인 수익률은 큰 변동이 몰려서 나오는 변동성 군집이 강하다. 방향에는 기억이 없어도 변동 폭에 기억이 있으면 R/S 가 위로 밀려 H 가 높게 나올 수 있다.
  4. 다른 국면 지표와 함께 본다. ADX 는 추세의 강도를, H 는 움직임의 이어짐 성향을 본다. 둘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만 쓰는 식의 조합이 흔하다.
  5. 임계값은 검증 대상이다. "H > 0.55 면 추세 전략" 같은 문턱은 특정 기간에 맞춘 값일 수 있다. 수수료를 넣고 시간 순서대로 재생하는 워크포워드 분석으로 확인해야 하고, 문턱을 여러 개 돌려 가장 좋은 것을 고르면 과최적화가 된다.

한계

  1. 과거의 성질이다. H 는 측정 구간의 성질을 요약할 뿐, 다음 구간에도 같다는 보장은 없다. 국면이 바뀌면 H 도 바뀐다.
  2. 표본이 많이 필요하다. 수백 봉 이하에서는 추정 오차가 커서 0.5 와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3. 크기를 말하지 않는다. H 0.6 이라도 변동 폭이 작으면 수수료를 넘는 움직임이 안 나온다.
  4. 방법마다 값이 다르다. 비교할 때는 같은 방법·같은 창 길이로 계산한 값끼리만 비교한다.

정리

① H = 0.5 무작위 · H > 0.5 추세 성향 · H < 0.5 되돌림 성향
② 변동성 스케일링 : H = log(σ(k) ÷ σ(1)) ÷ log(k) — 16배 기간에 5.3% 면 H ≈ 0.60
③ R/S 분석 : 구간 길이별 R/S 를 log–log 회귀한 기울기 (예시 0.59)
④ 짧은 구간 하나의 R/S 로 H 를 말하지 않는다 (예시 8개 → 0.31 로 왜곡)
⑤ H 0.55 ≈ 1봉 자기상관 0.07 → 왕복 수수료 0.1% 보다 작은 기대 수익 (예시)
⑥ 신호가 아니라 전략 선택 필터로 쓰고, 문턱은 워크포워드로 검증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허스트 지수는 시장의 "기억" 을 재는 숫자이고, 그 기억은 대개 수수료보다 작다.

주의

본문의 수익률(1.0%, 5.3%, 3.0% 등), 8개 수익률 수열, 구간 길이별 R/S 값, 왕복 수수료 0.1%, 창 길이 500봉 등 모든 숫자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특정 종목·특정 기간의 실제 측정값이 아닙니다. H 와 자기상관의 관계는 분수 가우스 잡음 모형을 가정한 근사입니다. 실제 수수료는 거래소·등급·주문 방식마다 다릅니다. 이 글은 교육 정보이며 특정 종목·전략의 매수·매도 권유나 특정 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거래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매매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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