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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송금 지연 — RBF와 CPFP로 미확인 거래 가속하기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보냈는데 몇 시간째 "미확인(Unconfirmed)"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거래는 네트워크의 대기열(멤풀)에 있고, 채굴자가 더 높은 수수료를 낸 거래부터 블록에 담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글은 멈춘 거래를 앞으로 당기는 두 가지 방법인 RBF(Replace-By-Fee)와 CPFP(Child-Pays-For-Parent)의 원리와 비용을 숫자로 정리합니다. 본문 수치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입니다.

1. 송금이 멈추는 이유 — 금액이 아니라 수수료율

비트코인 블록에는 담을 수 있는 크기에 한도가 있습니다. 채굴자는 한정된 공간을 채울 때 바이트당 수수료가 높은 거래부터 고릅니다. 그래서 기준은 보내는 금액이나 총 수수료가 아니라 수수료율(sat/vB, 가상바이트당 사토시)입니다. 1 BTC를 보내든 0.001 BTC를 보내든, 거래의 크기(vB)가 같다면 같은 수수료율이 필요합니다. 대기열의 구조는 멤풀(Mempool) 글에서 다뤘습니다.

예시 — 멈춘 거래
가정: 1 BTC = 1억 원 → 1 sat(0.00000001 BTC) = 1원
· 거래 크기: 입력 1개·출력 2개(받는 사람 + 잔돈)의 네이티브 세그윗 거래 ≈ 141 vB
· 보낼 때 지정한 수수료율: 3 sat/vB → 수수료 141 × 3 = 423 sat (약 423원)
· 현재 다음 블록 진입에 필요한 수수료율: 25 sat/vB
→ 3 sat/vB 거래는 대기열 뒤쪽에 머물러 혼잡이 풀릴 때까지 확인되지 않음

혼잡은 몇 시간 만에 풀리기도 하고 며칠씩 이어지기도 합니다. 기다릴 수 있다면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급하다면 아래 두 방법 중 하나를 씁니다.

2. RBF — 같은 거래를 더 높은 수수료로 갈아끼우기

RBF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거래를, 같은 입력(같은 코인)을 쓰면서 수수료만 더 높인 새 거래로 교체하는 방법입니다. 지갑에서는 보통 "수수료 올리기(Bump fee)", "가속(Speed up)" 같은 이름의 버튼으로 나옵니다. 새 거래가 확인되면 원래 거래는 무효가 됩니다. 같은 코인을 두 번 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교체가 받아들여지려면 새 거래가 지켜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새 거래의 총 수수료가 원래 수수료보다 높고, 그 차이가 최소한 새 거래 크기 × 1 sat/vB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한정 조금씩 올려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규칙입니다.

예시 — RBF로 25 sat/vB까지 올리기
· 새 거래 크기: 141 vB (구조 동일)
· 목표 수수료: 141 × 25 = 3,525 sat
· 최소 조건 확인: 원래 423 + 141 × 1 = 564 sat 이상 → 3,525 sat은 충족
· 추가로 내는 비용: 3,525 − 423 = 3,102 sat (약 3,102원)
· 수수료는 보통 잔돈 출력에서 빠짐 → 받는 사람 금액은 그대로

RBF가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쓰는 지갑이 RBF 기능을 지원하지 않거나, 보낼 때 RBF 표시를 끈 거래를 일부 노드가 교체로 받아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표시 여부와 관계없이 교체를 받아들이는 노드가 늘었지만, 버튼이 없는 지갑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할 방법이 없습니다. 잔돈 출력이 아주 작아 수수료를 뺄 여유가 없으면 지갑이 다른 코인을 입력으로 추가해 거래 크기가 커지기도 합니다.

3. CPFP — 자식 거래가 부모 수수료까지 내기

CPFP는 원래 거래를 건드리지 않고, 그 거래의 출력을 다시 쓰는 새 거래(자식)에 높은 수수료를 붙이는 방법입니다. 자식 거래는 부모가 블록에 들어가야만 유효해집니다. 그래서 채굴자는 자식의 높은 수수료를 받으려면 부모와 자식을 함께 담아야 하고, 두 거래를 하나의 묶음으로 보고 묶음 전체의 수수료율로 판단합니다.

예시 — CPFP로 묶음 수수료율 25 sat/vB 맞추기
· 부모: 141 vB, 수수료 423 sat (3 sat/vB)
· 자식: 잔돈 출력 1개를 입력으로, 출력 1개 → 약 110 vB
· 묶음 크기: 141 + 110 = 251 vB
· 묶음 목표 수수료: 251 × 25 = 6,275 sat
· 자식이 내야 할 수수료: 6,275 − 423 = 5,852 sat
· 자식 단독 수수료율: 5,852 ÷ 110 ≈ 53.2 sat/vB

같은 목표(25 sat/vB)를 맞추는 데 RBF는 총 3,525 sat, CPFP는 총 6,275 sat이 듭니다. CPFP는 자식 거래 110 vB만큼 공간을 더 쓰기 때문에 대체로 RBF보다 비쌉니다. 대신 원래 거래를 바꿀 수 없을 때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식 거래의 수수료율이 목표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에 놀라 수수료를 낮춰 잡으면 묶음 전체가 다시 멈출 수 있으니, 계산은 항상 묶음 기준으로 합니다.

4.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나

두 방법의 결정적인 차이는 누가 할 수 있느냐입니다.

정리 — 상황별 가능한 방법
· 보낸 사람: RBF 가능(원래 입력의 주인). 잔돈 출력이 있으면 CPFP도 가능
· 받는 사람: RBF 불가. 받은 출력을 다시 쓰는 CPFP만 가능
· 거래소에서 출금: 거래소가 키를 갖고 있어 사용자가 RBF 불가. 받은 쪽 지갑이 개인 지갑이면 받은 출력으로 CPFP 가능
· 거래소로 입금: 입금 주소의 키를 거래소가 갖고 있어 사용자는 CPFP 불가. 보낸 쪽 지갑에서 RBF만 가능

거래소 입금이 멈췄는데 보낸 지갑에 RBF 기능이 없다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입금이 확인됐는데도 잔고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는 수수료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 경우의 점검 순서는 입금이 안 될 때 글에 정리했습니다. 개인 지갑을 쓴다면 RBF와 CPFP를 지원하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갑 고르는 기준은 하드웨어 지갑 가이드 글에서 다뤘습니다.

5. 아무것도 안 하면 어떻게 되나

미확인 거래는 영원히 대기열에 남지 않습니다. 각 노드는 대기열 크기와 보관 기간에 한도를 두고 있어, 수수료가 너무 낮은 거래는 혼잡이 길어지면 대기열에서 밀려나거나 일정 기간(흔히 약 2주)이 지나면 지워집니다. 대기열에서 사라진 거래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므로 코인은 보낸 지갑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가 됩니다.

예시 — 기다림을 선택할 때 따져볼 것
· 추가 비용: 0원
· 확인 시점: 혼잡이 3 sat/vB 이하로 내려올 때까지 불확실
· 지갑에 따라 같은 거래를 계속 재전송해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음
· 그 사이 같은 코인으로 다른 거래를 만들려면 지갑에서 원래 거래를 취소(같은 입력으로 자기 주소에 보내는 RBF)해야 함

대기열에서 사라졌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원래 거래를 다시 전파하면 나중에 확인될 수 있으므로, 확실하게 정리하려면 RBF로 같은 입력을 자기 주소로 보내는 거래를 확인시키는 편이 깔끔합니다.

6. 받는 쪽이 알아야 할 것 — 미확인 입금은 아직 돈이 아니다

RBF가 가능하다는 것은, 보낸 사람이 확인 전에 거래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입력을 쓰는 새 거래로 받는 주소를 자기 주소로 바꿔 버리면 원래 받는 사람은 아무것도 못 받습니다. 그래서 거래소들은 일정 수의 블록 확인이 쌓인 뒤에야 입금을 반영합니다. 개인 간 거래에서도 미확인 상태의 입금을 근거로 물건이나 다른 코인을 먼저 넘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7. 처음부터 막는 법

① 보낼 때 현재 수수료율을 확인한다. 지갑이 제시하는 "느림·보통·빠름" 중 느림은 혼잡이 심할 때 몇 시간~며칠이 걸릴 수 있습니다. 급한 송금이면 블록 탐색기에서 현재 다음 블록 진입 수수료율을 보고 고릅니다.

② RBF를 켜고 보낸다. 일단 낮은 수수료로 보내고 필요할 때만 올리는 방식이 가장 저렴합니다. 지갑 설정에 RBF 항목이 있다면 켜 둡니다.

③ 작은 코인 조각을 정리해 둔다. 입력 개수가 많을수록 거래 크기가 커져 수수료가 늘어납니다. 입력 10개짜리 거래는 1개짜리보다 몇 배 큽니다. 수수료가 낮은 한가한 시간에 조각을 합쳐 두면 급할 때 비용이 줄어듭니다. 이더리움 계열의 수수료 구조와 실패한 거래 처리는 가스비와 실패한 거래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④ 출금 주소를 다시 확인한다. 수수료를 아무리 올려도 잘못된 주소로 간 코인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거래소 출금이라면 출금 주소 화이트리스트를 설정해 두면 실수와 탈취 위험을 같이 줄일 수 있습니다.

정리

비트코인 송금이 멈추는 원인은 대부분 수수료율(sat/vB)이 당시 혼잡보다 낮아서입니다. 보낸 사람은 RBF로 같은 거래를 더 높은 수수료로 갈아끼울 수 있고, 141 vB 거래를 3에서 25 sat/vB로 올리는 데 추가 비용은 약 3,102 sat입니다. 받는 사람은 받은 출력으로 CPFP를 쓸 수 있지만, 자식 거래 크기만큼 비용이 늘어 같은 목표에 약 6,275 sat이 듭니다. 거래소 출금·입금에서는 키를 가진 쪽만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확인 전 거래는 아직 바뀔 수 있는 거래로 다룹니다.

주의

본문의 비트코인 가격, 수수료율, 거래 크기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 예시이며 실제 값은 지갑 종류·주소 형식·입력 개수와 그 시점의 네트워크 혼잡에 따라 달라집니다. 교체 규칙과 대기열 보관 기간은 노드 소프트웨어 설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교육 정보이며 특정 자산의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코인 투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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